애플과 노키아가 특허권 공방을 마무리하고 협력을 다지기로 합의했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두 회사는 상대방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예정이며 노키아는 애플에 네트워크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애플 스토어에서 노키아의 헬스케어 제품을 다시 판매한다.

애플과 노키아의 다툼은 지난해 12월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노키아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비디오코딩 등 32건의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독일 만하임과 뮌헨의 지방법원, 미국 텍사스의 연방 법원에 애플을 고소했다. 그러자 애플은 특허권 남용을 이유로 맞대응에 나섰다.

노키아 로고 / 조선DB
노키아 로고 / 조선DB
노키아가 지난해 제기한 소송은 2009년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1차 특허 침해 소송의 연장선이다. 애플이 2011년 노키아에 특허권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계약이 만료된 뒤 애플이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자 노키아가 2차 소송을 건 것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노키아는 애플이 자신들의 특허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애플은 노키아가 특허 사용료를 과도하게 지급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맞섰다.

◆ 합의 이례적으로 빨라…"애플, 퀄컴 분쟁에 집중"

업계에는 두 회사가 예상보다 빨리 합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송이 몇 년간 진행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이다"며 "애플이 경제적, 전략적으로 훨씬 중요한 퀄컴과의 분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두 회사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애플이 노키아에 선불 방식으로 현금을 지급하고 매출 일부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다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노키아의 헬스케어 자회사 위딩스(Withings)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온·오프라인 애플 스토어에서 다시 판매한다. 지난해 12월 두 회사가 특허권 분쟁을 시작한 이후 애플은 위딩스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노키아는 성명에서 "애플과의 관계를 적대적인 법적 관계에서 사업 파트너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노키아는 모바일 네트워크 하드웨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애플과의 합의로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며 "애플 스토어는 중요한 유통 채널이라 노키아에 미래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합의 이후 노키아 주식은 6.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