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부 자회사로 분사…반도체 역량 확대로 '승부수' 띄운다

노동균 기자
입력 2017.05.24 17:43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해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독립시킨다.

SK하이닉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 IC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설 법인에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이번 발표는 유가증권시장의 조회공시 요구에 따른 재공시 예정일인 26일보다 이틀 이르다. 신설되는 법인의 이름은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SK하이닉스는 6월 23일 신설 법인에 3433억원을 출자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SK하이닉스로부터 충북 청주 M8 공장을 주축으로 하는 파운드리 제반시설 일체를 1716억원에 양수한다. 신설 법인의 출범일은 7월 1일이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부가 있는 청주사업장 전경. /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이번 결정으로 궤도에 오른 메모리 반도체 사업 외에 최근 4차 산업혁명 이슈와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인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 기술은 있지만 생산 설비가 없는 팹리스(Fabless) 등 반도체 개발 회사의 의뢰를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파운드리 업체는 주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며, 고객 요청 사항에 따라 다양한 공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장벽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말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박성욱 부회장이 관련 사업을 챙겼다. 올 초에는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한 태스크 포스(TF)를 꾸린 후 고객 다변화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 파운드리 사업 시설투자(CAPEX)액은 2016년 대비 3배쯤 늘렸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5위다.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4분기 총매출 5조3600억원을 기록했고, 총 매출액 중 D램은 72%, 낸드플래시는 25%를 차지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은 3%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수익 성장 곡선이 반도체 전체 시장 평균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점점 한계 수준에 달하며 설계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파운드리 사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익성이 높아진 셈이다.

반도체를 탑재한 인공지능·사물인터넷 기기가 증가하는데, 제조사 중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제조사를 찾는 수요처가 늘고 있다.

한편,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도 비슷한 이유로 5월 초 DS(부품) 부문에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를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부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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