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두고 2차 수뇌부 회동을 갖는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을 만난다. 두 수장의 회동은 5월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도시바 제공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도시바 제공
WD는 그동안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들어 일방적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도시바는 채무 초과액이 5400억엔(5조5000억원)에 달해 내년 3월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도시바메모리를 팔아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1차 회동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당시 밀리건 CEO는 "도시바메모리를 협력 관계사의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쓰나카와 사장은 "WD가 매각 절차의 중지를 요구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맞섰다.

WD는 이후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ICC의 중재 절차에 따라서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WD는 2차 회동에서 도시바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요카이치 공장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바와 타협점을 찾기 위한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이번 회동마저 결렬된다면 향후 도시바메모리 매각 절차가 난항에 부딪힐 우려가 크다. 사토시 사장은 이번 회동에서 WD가 ICC 중재 신청을 철회하도록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