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 없는 지상파 UHD, 지상파 DMB 전철 밟나

윤태현 기자
입력 2017.06.05 19:16 수정 2017.06.06 07:00
지상파3사(KBS·MBC·SBS)는 5월 31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UHD 본방송을 시작했지만, 시청자 수가 적은 지상파 DMB의 전철을 밟아 운영상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UHD 모습. / LG전자 제공
6일 이연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DMB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지상파 신호를 받아야 하므로 영상이 끊기는 등 문제가 있다"라며 "지상파 UHD 서비스도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UHD TV 보급도 미미해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부족 문제는 지상파 UHD 본방송의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UHD 콘텐츠 제작을 위해 지난 4월 콘텐츠 제작자에게 56억4000만원을 지원했지만 현재 시청할 수 있는 UHD 콘텐츠 비율은 전체 지상파 콘텐츠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지상파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가구도 많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TV 시청 가구 중 지상파 TV를 직접 수신하는 비율은 약 5% 수준이다. UHD 본방송은 수도권부터 시행되는데, 이 중 UHD TV를 보유한 지상파 직수신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 방송 시청자 95%는 유료방송(케이블·IPTV·위성방송) 업체가 제공하는 방송을 본다.

지상파 방송사가 송출하는 UHD TV 방송 방식이 기존 판매된 UHD TV와 다르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한국 UHD 표준은 정부 방침에 따라 미국식(ATSC 3.0)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2017년 2월 이전 한국에서 판매된 UHD TV는 유럽식 표준(DVB-T2)을 지원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미국식 UHD TV 판매량은 현재 1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지상파 방송사가 UHD 본방송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 지상파 DMB(이동식 멀티미디어 방송)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상파 DMB 서비스는 2005년 12월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 이동통신사 모바일 IPTV, 실시간 방송 서비스 푹(pooq)등에 한참 밀린 형국이다. 지상파 DMB 일부 채널은 최근 HD 화질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풀HD 등으로 중무장한 경쟁 유료방송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시청자 부재는 지상파 DMB의 광고 수익에 치명적이다. DMB 광고 매출은 2011년 23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9월 기준 80억원까지 줄었다.

김상훈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상파 DMB의 수익은 전적으로 광고에 의존하지만, 정작 광고주는 DMB 광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제공하는 UHD 본방송을 즐기는 시청자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료방송 중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지상파 UHD 직수신 가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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