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정보통신(IT) 기업이 중국 기업을 모방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유럽 회사의 기술을 훔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WSJ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미국 등이 중국을 모방한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 WSJ은 미국 IT 기업이 중국 IT 기업을 모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팀 쿡 애플 CEO가 중국 아이폰 제조 공장을 방문한 모습. / 조선일보 DB
미국 경제지 WSJ은 미국 IT 기업이 중국 IT 기업을 모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팀 쿡 애플 CEO가 중국 아이폰 제조 공장을 방문한 모습. / 조선일보 DB
WSJ은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 회사 간부 출신인 코니 챈의 말을 인용해 "미국 회사 애플·라임바이크 등은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자전거 공유 앱을 그대로 모방한다"라며 "중국 IT 기업 텐센트는 이제 미국 실리콘밸리 신생·메이저 기업의 롤모델이 됐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 메시지 챗'을 발표했다. 메신저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아이 메시지 챗'은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중 하나인 위챗을 모방한 듯한 느낌을 준다.

코니 챈은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베끼던 시대는 가고 역으로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을 따라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했다.

벤처 캐피털 업체 매트릭스 파트너스 차이나의 공동창업자인 데이비드 수는 중국 IT 생태계가 글로벌 IT 시장의 본보기가 되리라 전망했다. 중국 IT 생태계는 텐센트·바이두·알리바바 등 선두 업체가 신생 기업의 자금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성장 중이다.

데이비드 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IT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 IT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