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선택했지만, 궈타이밍 폭스콘(홍하이 정밀공업) 회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22일(현지시각) 폭스콘 주주총회에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인수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주총에 참석한 다이정우 샤프 사장 역시 일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비판하며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궈타이밍 홍하이 그룹 회장. / 조선일보 DB
궈타이밍 홍하이 그룹 회장. / 조선일보 DB
일본 정부는 중국으로 반도체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며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콘은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어, 일본 정부가 반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다 도시바와 일본 미에현의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으로 운영 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제동을 걸고 있어 우선 협상권 대상자로 선정된 한미일 연합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WD는 도시마메모리 매각에 관한 독점협상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바가 WD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WD는 5월 15일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중지해 달라는 중재 요청을 신청한 상태다.

◆ 미국 신설 공장 입지, 이르면 7월에 발표

궈 회장은 이날 미국에 신설할 공장 후보지 중 한 곳을 7~8월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은 주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는 첨단 기술을 도입할 것이다"라며 "미국 주지사 3명을 만났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미국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위스콘신 등 미국 7개 주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폭스콘은 미국 위스콘신주 등 두 곳에 공장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장 설립이 애초 전망보다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시간, 오하이오, 위스콘신 주지사가 궈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폭스콘이 미국에 공장 설립을 준비하는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미국 내 제조 공장 유치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궈 회장은 지난 1월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디스플레이 시장이다"라며 70억달러(7조8554억원)를 투자해디스플레이패널 공장을 만들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폭스콘이 미국에 투자할 경우 3만~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