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를 떠나는 여름 휴가철이 목전에 다가왔다. 최근 출시되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대부분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에 워터파크나 해수욕장 등에서 사용하려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능만 믿고 스마트폰을 물과 마음껏 접촉할 경우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워터파크를 찾은 고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조선일보 DB
워터파크를 찾은 고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조선일보 DB
최근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방수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 아이폰은 IP67 등급을 지원한다.

IP68은 수심 1.5m 깊이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는 인증임과 동시에 먼지로부터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등급이다. IP68에서 '6'은 먼지(고체)를 막아내는 정도를 나타내며, 뒤에 붙은 '8'은 방수 기능의 정도를 의미한다. 보통 방수 등급 상 7 이상이면 완전방수로 이해할 수 있다.

갤럭시S8이나 G6 이용자는 IP68 등급을 받은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믿고 물놀이를 가거나 목욕탕에 들어갈 때 거리낌없이 스마트폰을 가져간다.

하지만 제아무리 우수한 방수 기능이라고 하더라도 침수 피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완전히 보증하기는 어렵다. 만에 하나 침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상 수리로 이어지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IP68 등급을 지원한다는 안내에 속은 것으로 판단해 얼마든지 불만을 쏟아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IP68 등급을 받은 제품도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침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IP68 등급은 1.5m 깊이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음을 뜻하지만, 이는 단말기를 고정한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를 수치화 한 것이다"라며 "움직임이 많은 물놀이 중에는 얼마든지 방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수 기능을 맹신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방수 기능을 강조한 광고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폰 방수 기능을 강조한 광고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을 들고 목욕을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개인 욕실에서 목욕시에는 비교적 안전할 수 있지만, 높은 온도에 스마트폰이 노출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방수를 지원한다는 말이 고온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고온과 다습이 조합될 경우 스마트폰 고장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방수 스마트폰은 생활 방수 수준을 지원한다고 봐야한다"며 "어쩔 수 없이 물에 젖는 정도는 상관없지만 일부러 강한 물줄기에 노출하거나 물속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압이 얼마나 강한 지도 유심히 봐야 한다"며 "샤워기의 강한 물줄기나 뜨거운 물에 담그는 행위는 침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