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과세 '양날의 검'...탈세 잡자니 금융 경쟁력 '뚝'

김남규 기자
입력 2017.06.27 18:17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가상화폐의 법정화폐 지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상화폐의 법정화폐지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코인데스크 제공
한 후보자는 26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의에서 '비트코인이 탈세와 범죄의 도구가 될 있어, 양도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관련 부처와 협의해 종합적으로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의 주장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는 익명성이 보장돼 거래 당사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고액 자산가들의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크다.

실제로, 개인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자녀나 제 3자에게 양도해도 현 제도로는 국가가 세금을 징수할 수 없다. 또한 양도받은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현금화해도 현실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다.

현재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를 사고 팔 때, 평균적으로 0.1%수준의 수수료를 해당업체에 낸다. 이를 제외하고는 큰 시세차익을 챙긴 경우에도 별도의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거액의 자산가가 편법 상속에 가상화폐를 악용해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탈세를 막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도 단순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양도세 부과는 사실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화폐가 아니라 과거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로 본다는 의미와 같다.

가상화폐에 대한 법정화폐 지위를 부정한 것으로,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발전적인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비트코인에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와 맥을 달리한다.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글로벌 트렌드에서 뒤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지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삼구 더블체인 대표는 "가상화폐에 양도세를 부과하면 국내 벤처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남게 되지만, 가상화폐가 제도권 내 금융시장으로 들어오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며 "장기적으로 가상화폐가 금융권 내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상화폐에 세금을 부과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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