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검은 터틀넥이 돌아온다. 잡스가 절판된 상품을 특별주문까지 해서 만들며 좋아했다는 일본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가 새로운 검은 터틀넥을 선보인다. 이세이 미야케는 2011년 잡스 사망 이후 잡스가 입었던 검은 터틀넥 상품 생산을 중단했으나, 7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28일(현지시각) 이세이 미야케가 오는 7월 '세미-듈티(Semi-Dull T)'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검은 터틀넥을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소개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온 스티브 잡스. / 유튜브 갈무리
2010년 아이패드를 소개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온 스티브 잡스. / 유튜브 갈무리
잡스는 1998년부터 12년간 리바이스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을 입었고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었다. 잡스가 같은 스타일의 옷 입기를 고수한 것은 1980년대 초 일본 도쿄에 있는 소니 본사를 방문한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잡스는 모리타 아키오 (Akio Morita) 소니 공동창업자부터 공장작업자, 영업담당자까지 3만명의 소니 직원이 똑같은 작업 유니폼을 입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잡스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에 따르면, 아키오 소니 공동창업자가 잡스에게 유니폼을 입은 이유에 관해 설명한 이후 잡스는 같은 패션을 고집했다. 잡스는 소니가 1946년 창업 이래로 유니폼을 입었고, 직장 내에서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981년 소니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패션업계에서 주목받던 이세이 미야케에 새로운 유니폼 제작을 맡겼다. 이세이 미야케는 소니 직원용 조끼를 선보였고, 여기에 영감을 받은 잡스는 이세이 미야케에 애플 직원용 조끼 디자인을 의뢰했다. 하지만 애플은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 하지는 않았다.

잡스는 아이작에게 "개성을 중시하고 명확한 통일성을 거부하는 미국인은 (유니폼을 입겠다는) 내 생각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이후 잡스는 자신만을 위한 유니폼 제작에 나섰다. 그게 바로 리바이스 청바지와 뉴발란스 운동화, 이세이 미야케의 검은 터틀넥이다.

살아생전 잡스는 "터틀넥의 색과 촉감, 소매를 걷어 올렸을 때의 감각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세이 미야케는 생산이 중단된 회색 터틀넥을 잡스의 요청으로 수백벌 생산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세이 미야케는 새롭게 선보일 검은 터틀넥의 디자이너가 잡스가 입었던 제품과 다르다는 이유로 '잡스 터틀넥의 복귀'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라며 "이세이 마야케의 새로운 검은 터틀넥이 잡스에 대한 향수를 건드릴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검은 터틀넥은 폴리에스테르(60%)·면(40%) 혼방으로 제작되며, 가격은 270달러(30만77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