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계가 월풀, 베코 등 외산 건조기를 앞세워 시장 경쟁에 나선다. 이들은 우수한 가격대비 성능, 브랜드 인지도 등 개성을 갖춘 외산 건조기를 앞세워 폭증한 건조기 수요에 대응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가 공급하는 베코 건조기. /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가 공급하는 베코 건조기. /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7월 14일, 터키 가전 제조사 아첼릭(Arcelik)의 브랜드 '베코' 건조기를 국내 출시했다. 이 제품은 LG·삼성전자 건조기보다 가격대가 20%~30%가량 저렴하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 전력 소비량도 작아 4kg 세탁물을 표준 코스로 말려도 전기료가 160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어 CJ오쇼핑은 107년 역사를 가진 미국 가전 브랜드 월풀(Whirlpool) 식스센스 건조기의 특가 판매에 나선다. 월풀 식스센스 건조기는 내부에 습도 센서를 탑재, 건조 상황에 가장 적합한 온도와 에너지 사용량을 스스로 조절한다. 옷감별 맞춤형 건조 코스, 매일 사용하는 침구 건조에 적합한 송풍 건조 기능도 돋보인다.

SK매직 전기실 살균 의류 건조기 V5. / SK매직 제공
SK매직 전기실 살균 의류 건조기 V5. / SK매직 제공
SK매직도 OEM 방식으로 중국산 7kg급 전기식 살균 건조기를 공급한다. 이 제품은 영유아 의류처럼 위생이 필요할 경우 고온 살균으로, 실크나 블라우스 등 손상 우려가 있는 의류는 저온 살균으로 깔끔하게 건조할 수 있다. SK매직은 전기식 살균 건조기 신제품을 일시불뿐 아니라 렌탈로도 공급한다. 한편, 국내 중소형 가전 렌탈 업체들은 중국 미디어(Midea), 히츠(Heatts) 등 중저가형 전기식 건조기를 유통 중이다.

국내 건조기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습한 날씨에 장마까지 찾아오자 건조기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장마가 시작된 7월, 롯데하이마트 내 건조기 판매량은 6월에 비해 55% 늘었다. CJ오쇼핑은 2016년 3회였던 건조기 홈쇼핑 판매 방송을 2017년 6월에만 20회로 대폭 늘렸다.

가전 유통업계는 건조기 부문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외산 제품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50만원~90만원대 가격인 외산 건조기가 100만원대 이상인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용량과 건조 성능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서다. 가전 업계는 2016년 10만대 수준이었던 건조기 판매량이 올해 30만대 이상으로 급성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세탁기와 같은 생활 가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 유통업계 관계자는 "성장하는 건조기 시장 규모에 발맞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외산 건조기를 공급하게 됐다. 국산 건조기는 워런티 서비스 품질과 기간 면에서, 외산 건조기는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유리하므로 예산과 활용도에 따라 어울리는 제품을 구매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