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연기됐던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이 또다시 연기돼 경영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자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왼쪽부터)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 각사 제공
(왼쪽부터)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 각사 제공
22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종 후보자 선정을 다음 달 8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BNK금융지주는 이달 17일 임추위를 열고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3명의 후보 중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회장 선출 작업이 진행 중에 3명으로 압축된 후보군에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가 포함돼 있어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확산됐고, 결국 임추위는 후보자 선정을 21일로 연기했다. 한차례 연기했던 최종 후보자 1인 선정이 또다시 연기되자, 임추위 내부에도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임추위 규정상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되려면 총 6명인 임추위원 중 3분의 2 이상인 4명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현재 임추위원들은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을 각각 3명씩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임추위가 최종 회장 후보자 1인을 선출했다면 다음달 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회장직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보자 선출 자체가 다음달 8일로 연기되면서 회장 후보자가 정식 회장으로 취임하는 시점도 빨라야 10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BNK금융지주의 경영 공백 장기화기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은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대표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차례로 역임한 인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2012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에는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며 경제자문을 담당하는 고문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30년 경력의 증권맨이 영역이 다른 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이미 회장직이 확정된 '보은인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 BNK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한 명이 겸임했지만, 이번 회장 선출은 부산은행과 별개로 진행된 점도 김지완 전 부회장을 BNK금융지주 회장에 낙점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이에 부산은행 노조 측은 "이사회가 회장 선출 방식을 공모하기로 결정한 후, 정권과 학연·지연에 뒷배를 얻은 낙하산들이 BNK금융을 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김지완 후보는 사심과 야욕을 버리고 후보직에서 자진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