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는 8일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김 회장 후보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BNK금융지주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부산롯데호텔에서 임추위 겸 진행한 이사회에서 김 전 부회장을 차기 지주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은 지주 사장으로 내정됐다.

차기 회장 후보자가 확정되면서 올해 4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성세환 전 회장의 경영공백도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권 낙하산 논란에 따른 노조 반발이 예상돼 김 회장 후보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 회장 후보자는 부산상고와 부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부국증권 입사해 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부국증권 사장과 현대증권 사장, 하나증권 사장을 차례로 역임했고,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직을 맡았다.

BNK금융그룹이 김 전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 선정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도 재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2012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에는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며 경제자문을 담당하는 고문 역할을 했다.

노조 측은 30년 경력의 증권맨이 분야가 다른 지주회장에 도전한 것은 미리 회장직이 확정된 '보은인사'라고 비난했다. 또한, BNK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한 명이 겸임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에는 회장과 은행장을 따로 뽑은 것도 결국 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것이라 지적했다.

낙하산 논란이 확산되자, 임추위는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최종 회장 후보 선임 작업을 21일로 연기했다. 임추위는 이날 역시 최종 회장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고 다시 연기해 김 전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한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노조는 즉각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부산은행 노조는 앞서 전체 조합원 2409명을 대상으로 김 내정자가 선임되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투표를 진행했고, 91%인 1689명이 파업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