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확정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미뤄졌던 금융계 인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왼쪽)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 각사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왼쪽)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 각사 제공
금융위원회(금융위)는 7일 "산업은행 회장에 이동걸 동국대 경영학과 초빙교수를, 수출입은행장에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동걸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후,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금융연구원장에서 물러났다.

은성수 내정자 전북 군산 출신으로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올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할 때 금융계 인사 중 유일하게 동행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고려대 동문이고, 최흥식·이동걸 내정자는 장하성 실장과 같은 경기고 동문이다. 이를 이유로 이번 정부에서는 경기고 출신들이 금융권 내 주요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과 수은의 수장 교체로 공공금융기관 수장의 물갈이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임해 후임 수장 선출 작업이 진행 중이고, 주택금융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수장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교체가 유력하다.

금융권에서는 정찬우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광수 전 원장은 호남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반면, 주택금융공사와 예금보험공사 후임은 하마평만 무성한 상태다.

금융협회장 후임 선출 작업이 관심사다. 임기가 만료된 손해보험협회장은 10월 중 차기 회장에 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도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시중은행에서는 KB국민은행이 차기 행장과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으로, 윤종규 현 회장겸 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KB는 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진행해 23명의 후보군을 3명 내외로 좁힐 예정이다.

지방은행 중에는 BNK금융이 차기 CEO 선임에 나섰지만,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DGB는 박인규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만간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