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에서 할당받은 010 번호 대부분을 사용해 신규 번호 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010 번호를 다 사용하게 되면 가입자를 더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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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민경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자유한국당)에게 '이동통신 3사에 할당된 010 번호 개통 현황'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은 정부에서 3380만개의 010 번호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 6월말 기준으로 전체 할당 번호의 94.3%인 3186만개를 사용했고 여분으로 5.7%(194만개)만 남았다. 기존 2G 서비스 가입자가 010을 쓰는 통신방식으로 옮겨가는 등 가입자가 빠르게 늘면 그만큼 010 여유 번호 수량이 줄어들 수 있다.

KT는 정부에서 2456만개의 번호를 받아 73.3%인 1800만개를 사용했고, LG유플러스는 1556만개 중 65.8%인 1025만개를 썼다. SK텔레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번호 자원 여유가 있다.

전체 010 번호는 총 7392만개 중 81.3%인 6011만개가 사용됐고, 앞으로 남아 있는 번호는 1381만개(18.7%)다.

SK텔레콤이 필요한 번호가 많아지면 번호공동사용제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번호를 SK텔레콤에 재부여 해야 한다. 번호공동사용제는 이통사별로 할당됐던 휴대전화 번호를 다른 이통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9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로 그 해 10월에는 KT(56만개)와 LG유플러스(44만개)가 SK텔레콤에 총 100만개의 번호를 제공했다.

민경욱 의원은 "정부는 국민이 원활한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010 번호자원의 철저한 수요 예측과 효율적인 번호자원 관리를 해야 한다"며 "번호 자원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해 당분간 010 번호 자원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업자 등 미래 수요를 위해 준비해 놓은 번호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010 번호는 총 1억개 번호 조합이 가능하다. 이 중 112, 119와 같은 긴급전화와의 혼선 가능성 등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0000∼1999' 국번을 제외한 약 8000만개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약 7400만개를 이통사에게 분배했으며, 여유분으로 608만개는 보유 중이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번호공동사용제를 지속 운영하는 한편, 정부가 보유한 608만개와 사업자가 보유한 번호자원 1381만개를 사용할 경우 당분간 010 번호 자원 부족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