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7년 3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률 50% 돌파 눈 앞

13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두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가 내다보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각각 61조7900억원, 14조3000억원이다. 2분기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14조700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다.

잠정실적 발표에는 사업부문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분기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7조5800억원, 영업이익 8조3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 대비 반도체 사업 실적 상승률을 후하게 점치는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이 하반기 들어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2분기 45.8%였던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률이 3분기에는 50%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영업이익률 50%는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 50원을 남긴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인터넷·모바일(IM) 사업부문과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각각 10%대와 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2016년 3분기만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25.7%였다. 4분기 33.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후 2017년 1분기 40.3%, 2분기 45.8%로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였다. D램의 경우 2분기 61.1%의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낸드플래시 영업이익률은 47.0%였다.

◆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벽 깬다

SK하이닉스가 2019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착공한 이천 연구개발센터 조감도. /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2019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착공한 이천 연구개발센터 조감도. / SK하이닉스 제공
2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3조원대를 돌파한 SK하이닉스의 상승세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증권업계가 내다본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전망치는 각각 7조9300억원, 3조8200억원이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사업자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에 이어 5위를 기록 중이다.

당장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최근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성공한 점도 호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4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버와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 수요 강세와 제조사의 공정 전환 시점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했지만, 본격적인 공급량 증가 시기는 1년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2018년에도 타이트한 수급이 유지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