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미식에 대한 수준이 높아지고 음식을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푸드테크(FoodTech)다. 음식과 ICT가 융합된 푸드테크는 전통적인 식품 관련 산업에 ICT를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이자 혁신성장 산업이다. 푸드테크는 음식의 검색·추천·배달·식재료 배송 등을 포함해 스마트팜,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능성 식품, 대체식품 등도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160조원에 달하는 외식업 시장과 110조원에 달하는 식재료 유통 시장이 푸드테크와 결합되어 약 200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혁신산업으로 성장이 예상이 되고 있다. 또한 푸드테크산업이 성장하면 앞으로 배달과 배송, 스마트팜, 식품안전, 데이터 분야 등에서 약 3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푸드테크산업 활성화와 바람직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신산업 융합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 개선 및 정책 입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식품이나 식재료 거래나 중개에는 오프라인 식품관련 규제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이나 식재료를 온라인에서 판매 또는 중개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식품제조업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식품 제조공간을 갖춰야 한다. 오프라인 규제를 온라인에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신생 푸드테크 기업들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고 지나친 규제로 인하여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온라인 축산물 중개 플랫폼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도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중개만하기 때문에 직접 정육처리 시설을 갖추거나 고기를 보관할 일이 없다. 그러나 식육중개업 및 축산물운송업 규정 때문에 정육처리 시설 및 거대한 육류 보관 냉장고를 보유해야 한다. 대부분의 육류 관련 푸드테크 기업들은 온라인 서비스가 주력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과 규제로 인하여 불필요한 오프라인 시설을 갖추고 각종 승인 및 인증을 받아야 한다. 더군다나 축산물유통전문판매업에 의해 온라인으로는 육류를 낱개로 판매할 수 없고 박스단위로만 판매 해서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재 푸드테크 산업은 오프라인 식품 유통업에 맞춰진 규제로 인해 많은 문제를 겪고 있고 산업 활성화 저해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차원의 규제개선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푸드테크의 핵심 산업분야 중에 하나가 음식배달 및 배송이다. 그러나 현재 수십만명의 음식 배달원 자체가 직업군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죽거나 다치는 음식 배달원이 연평균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재사고로 처리된 사상자만 집계한 것으로 온라인 음식 배달중개업체와 계약을 맺은 배달원까지 포함하면 실제 숫자는 훨씬 많다. 이들은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보호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달음식점에 직접 고용되지 않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식신 등과 같은 배달앱과 계약을 맺은 일명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에는 노동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2012년부터 2017년 6월말까지 산재사고로 처리된 음식 배달원은 8447명에 달하며, 164명이 사망했고 8283명이 부상을 당했다. 전국에 수십만명에 달하는 음식 배달원은 아직 직업으로 정식 인정되지 않는 실정이다. 음식 배달원의 경우 제도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어 시급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푸드테크 규제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통하여 등에 향후 10년 간 약 3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약 200조원에 달하는 푸드테크 시장은 규제로 발목 잡혀 빠르게 성장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푸드테크처럼 전통산업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산업은 그동안 적용되어온 오프라인 규제가 그대로 적용되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가 대단히 어렵다. 정부는 하루빨리 푸드테크 관련 규제를 개선해 산업 진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낙후된 농축수산업 및 식품산업을 첨단화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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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식신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O2O기술 및 사회연결망 전문가입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 박사로 KT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1998년 사내벤처를 시작으로 2000년 LBS기업 '포인트아이'를 창업해 코스닥 상장 및 매각했고, 2010년 푸드테크O2O 기업 식신㈜를 창업해 맛집정보 앱 '식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와 한국LBS산업협회 및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는 '커넥터-세상을 지배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