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차 XC60, '장바구니'로 들어온 다재다능한 SUV

박진우 기자
입력 2017.10.19 15:48
XC60은 볼보자동차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이른바 간판선수다. 이 때문이었을까?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돼 반년 뒤 우리나라를 찾은 XC60의 완전변경 신형은 이전의 명성을 잇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볼보차 신형 XC60. / 볼보차 제공
결론부터 밝히면 신형 XC60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외관과 내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또 뛰어난 안전장비와 편의장비는 XC60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들이다. 출시 국가 중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기에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90시리즈와 맥을 같이 한다. 물론 XC60 독자적인 느낌도 충분하다. 디자인에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이 참여했는데, 그는 볼보의 각 세그먼트는 통일성을 주되, 각 세그먼트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한 가족이라도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가 어딘지 비슷해 보여도 각자의 개성을 낸다는 것.

육중한 XC90과 다르게 XC60는 여러 부분에서 경쾌한 기분을 낸다.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보다는 조금 더 낮은 연령층과 활동적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에 주력했다. 전반적인 비율도 훌륭하고, 많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표현하는 속도감있는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볼보차 신형 XC60. / 볼보차 제공
시승차는 2.0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D4 인스크립션이다. 볼보차의 제품 트림은 보통 엔트리 모멘텀과 고급형 인스크립션으로 나누는데, 실제 계약에선 인스크립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가격 차이는 650만원으로, 실속을 원하는 소비자는 기본형을 살 법도 하지만 내장의 고급스러움 등에서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급형 선택 비율이 높다는 게 볼보차의 설명이다. 그래도 안전장치는 전트림 모두 동일하다.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차별을 두지 말자는 볼보차 만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실내는 이전과 비교해 가장 극적으로 바뀐 부분이 아닐까 싶다. 볼보차의 실내는 이전까지 심심하다, 지루하다, 허접스럽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케아의 가구를 떠올려보면 디자인적으로 화려함을 결코 내지 않는다. 게다가 얼음길을 달릴 일이 많은 스웨덴에서는 실내 센터페시아의 조작부가 복잡하면 운전주의력을 잃기 때문에 애써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실용주의적 디자인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있었고, 신세대 제품에 이르러서는 볼보차도 전략을 바꾸게 된다.

북유럽 해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나무의 질감이 새겨진 우드 트림은 촉감적으로나 시각적으로 훌륭하다. 계기판 전체 디자인과 함께 센터 콘솔의 다이얼을 돌려 시동을 거는 방법에서는 신선함이 느껴진다. 센터페시아의 대형 모니터는 조작이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실제 소유자에게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사용 경험이 늘어날수록 익숙해질테니 말이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각종 기능 버튼도 마찬가지다. 기호로만 표시돼 있어 처음 보면 낯설지만 금방 어떤 기능인지를 찾아 들어갈 수 있다.

볼보차 신형 XC60 엔진룸. / 볼보차 제공
XC60은 기본적으로 XC90과 거의 비슷한 동력계를 설정하고 있다. 2.0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D4의 경우 토크가 40.8㎏·m에 이르는 만큼 가속페달을 꾹 눌러 밟으면 불만이 없을 정도로 가속감이 훌륭하다. 이는 이전보다 차 무게가 200㎏ 가벼워진 덕도 있다. 볼보의 최신 플랫폼 중 하나인 SPA가 지닌 장점이다.

볼보차의 서스펜셩 튜닝 특성은 일반 유럽차와는 조금 다르다. 평지에서는 아주 쫀쫀하게 도로에 붙어 달리는 느낌이 강하지만 굴곡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거동이 약간 불편할 때도 있다. 이런 부분은 차차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경쟁자로 꼽히는 BMW X3의 경우 SUV 임에도 달리는 재미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XC60 경쟁력이 조금 낮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영역에서의 달리기 실력은 크게 부족함이 없다. 쉬운 운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운전하면서 '성능이 나쁘다'는 식의 생각이 크게 들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도 적당하다. 보통 유럽차는 핸들이 무거운 것이 정설이지만 XC60의 스티어링 휠은 여성 운전자가 돌려도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볼보차 신형 XC60 실내. / 볼보차 제공
제동은 조금 급하게 느껴진다. 이 부분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분명한 점은 급하건 급하지 않건 차를 잘 세운다는 부분이다. 확실한 제동력은 운전자가 차를 제어하는 일에 있어 대단한 신뢰감을 준다.

안전장비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볼보가 왜 '안전의 볼보'로 불리는 지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시티세이프티를 비롯해 어댑티브 쿠르즈 컨트롤, 차선유지보조장치 기타 등등의 모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모두 통합적으로 개발돼, 치우침 없이 '사고 제로'의 목표에 척척 나아가고 있다. 운전 중 개입 속도나 센서의 정밀함도 경쟁 브랜드에 비해 두발짝은 앞서가는 느낌이다.

2010년대 초 글로벌 경제위기는 자동차 회사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데, 당시 볼보차를 소유한 포드는 소유하고 있던 볼보차, 재규어랜드로버 등을 시장에 내놨고, 볼보차의 경우 한동안 주인을 찾기 여간 어려웠던 것이 아니다. 제품 개발이 미진했으니, 볼보차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신차 구매 리스트에서 제외돼왔다.

그러나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하고 난 뒤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졌던 덕분에 전반적으로 제품의 상품성이 올라갔고, 그간 갈고 닦아온 안전 기능의 수준은 훨씬 높아졌다. 디자인도 촌스러움을 벗고 세련됨을 입었다.

최근 볼보차는 누구나 구매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로 올라섰다. 많은 사람들이 볼보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서다. 사람들이 사고 싶어한다는 뜻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기본 자질을 갖췄다는 얘기다. 쟁쟁한 제품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면 이뤄질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XC60이 가진 재능은 찬란하다. 디자인, 성능, 안전도 삼박자를 두루 갖췄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개성이 점점 줄고 있다는 이 때, 볼보차만큼 차별성을 갖춘 브랜드도 드물다. XC60도 경쟁자들이 갖지 못한 매력으로 소비자를 이끌고 있다. 가격은 D4 모멘텀 6090만원, D4 인스크립션 6740만원, T6 모멘텀 6890만원, T6 인스크립션 7400만원, T6 R-디자인 75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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