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P 업계, AI 프로세서로 승부수 띄운다

유진상 기자
입력 2017.10.20 18:53 수정 2017.10.22 07:20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인공지능(AI) 기능을 만난다. 애플을 시작으로 화웨이와 인텔, 구글, 퀄컴 등 글로벌 IT 기업을 비롯해 신생 스타트업까지 앞다퉈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부터 AI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2020년에는 전체 스마트폰 중 35%에 달하는 5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AI 칩셋을 탑재할 전망이다.

◆ 개인정보 등 보안문제 해결, 처리 속도 개선이 이유

글로벌 IT 기업이 AP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모바일 AP가 자체적으로 학습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위험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AI 기능을 구현하려면 머신러닝·딥러닝 등과 같은 기술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천개의 CPU와 수백개의 GPU를 탑재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용량 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다. 하나의 컴퓨터에 수많은 CPU와 GPU를 집적하는 대신 다양한 곳에 분산된 여러개의 컴퓨터를 한 곳에 모아 사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개발된 이유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서버에 대규모 데이터가 쌓이는 데다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단말기 자체적으로 개인용 데이터를 더 많이 처리하고 저장하는 것이다.

또 머신러닝과 딥러닝과 같은 AI 기술을 AP와 CPU에 탑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디바이스에서 이를 직접 구동시킴으로써 더 빠르고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AI 분야 권위자인 앤드류 응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런 기술 흐름이 AI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AI 연산이 클라우드에서 엣지(스마트폰 등과 같은 단말기)로 전환되는 현상은 흥미로운 테크 트렌드다"며 "이는 소비자 IoT를 보다 촉진시키고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IT 기업, 모바일 AI 칩 경쟁 치열

퀄컴은 자사 AP인 스냅드래곤에 자체 머신러닝이 가능한 엔진인 '뉴럴 프로세싱 엔진(NPE)'을 탑재했다. NPE는 상황에 맞게 스냅드래곤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퀄컴코리아 한 관계자는 "스냅드래곤 821 이후 출시된 AP는 머신러닝을 자체 수행할 수 있다"며 "네트워크를 활용한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속도와 보안을 모두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인텔 미리아드X 칩셋. / 인텔 제공
인텔은 8월 딥러닝 처리를 위한 전용 프로세서 미리아드X를 발표했다. 미리아드X는 인텔이 2016년 인수한 모비디우스가 개발한 칩셋으로 VPU(Vision Processing Unit) 프로세서에 영상과 신경망 처리를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인텔은 소형 드론, 로봇, 보안카메라 등 높은 수준의 자율 행동이 요구되는 소형 디바이스에 적용하기 위해 미리아드X를 개발했다.

미라이드X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 분석과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크기는 8.7×8.5㎜에 불과하다.

레미 엘 오잔 인텔 신기술그룹 부사장 겸 모비디우스 총괄책임은 "인간과 같은 시각적 지능을 갖춘 장치를 구현하면 지금의 컴퓨팅 기술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비전 컴퓨팅을 새롭게 정의하는 미리어드 X는 제한된 에너지로 작동하는 수많은 기기에서 다양한 인공지능 및 비전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화웨이 기린970 칩셋. / 화웨이 제공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9월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AI 칩셋 '기린 970'을 공개하고 16일 기린 970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선보였다.

기린 970은 AI 전용 프로세서인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NPU)이 적용됐다. NPU는 딥러닝 추론 과정을 클라우드가 아닌 모바일 기기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프로세서다.

기린 970은 이전 버전인 기린 960과 비교해 다이 크기는 40% 줄고, 전력 효율은 20%쯤 개선됐다. GPU 역시 성능은 20%, 전력효율은 50% 높였다.기린970은 벤치마크 이미지 인식 테스트에서 분당 2000장의 이미지를 처리해, 타사 칩셋 대비 빠른 속도를 보였다.

애플 A11 바이오닉. / 애플 제공
애플은 9월 12일 아이폰8시리즈와 아이폰텐(X)을 공개하면서 초당 6000억번(600GOPS)의 연산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기반 AP 'A11 바이오닉'을 소개했다. 뉴럴 엔진 A11 바이오닉은 아이폰에서 머신 러닝과 안면인식 등을 할 때 사용된다. 애플은 뉴얼 엔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헐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10억개 이상의 안면을 이용해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A11 바이오닉은 AI에 최적화된 6코어 SoC(System on a Chip)를 탑재했다. A11 바이오닉은 이전 제품인 A10 퓨전보다 25% 빠른 2개의 고성능 코어와 70% 빠른 4개 고효율 코어 등 총 6개 코어를 갖췄다. A10퓨전은 2개 고성능 코어와 2개 고효율 코어로 총 4개 코어가 탑재됐다.

애플은 GPU도 직접 설계해 기존 A10 퓨전 GPU보다 30% 성능이 향상됐다. 전력 소모량은 A10 퓨전 GPU와 같은 성능일 때 전력소모가 절반이다. 이 외에도 A11 바이오닉 칩은 증강현실(AR) 구현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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