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힘입어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 시장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공행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합치면 이미 75%에 육박하지만,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D램 평균계약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양사 점유율이 80%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 D램 모듈 제품의 모습.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램 모듈 제품의 모습. / 삼성전자 제공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집계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액은 191억8100만달러(21조1180억원) 규모다. 2분기 165억1400만달러(18조1820억원)과 비교해 16.2% 늘어난 수치다.

D램익스체인지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D램 제품 계약가격이 평균 5%쯤 오른데다 공급 증가가 제한되며 D램 전체 매출이 전 분기 대비 늘었고, 4분기에도 D램 제품 가격 상승률이 평균 1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주요 PC 제조사는 4분기 PC용 D램 모듈 계약에서 전분기 대비 7% 오른 가격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연말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집중되면서 모바일용 D램 수요도 급증했다.

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판매로 사상 최대치인 87억9000만달러(9조6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5.8%에 달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도 3분기 55억1400만달러(6조7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SK하이닉스의 이 시장 점유율은 28.7%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74.5%에 이른다.

시설 투자 규모도 매머드급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반도체 시설투자에 총 260억달러(28조6000억원)을 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140억달러(15조4000억원)는 3D 낸드플래시, 70억달러(7조7000억원)는 D램, 50억달러(5조5000억원)는 파운드리와 기타 투자에 투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도 2017년 D램과 3D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전체 시설투자액이 당초 7조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 확대로 빠르면 2018년부터 D램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D램 미세공정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시설투자 확대가 곧바로 공급물량의 지나친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오히려 최근 지나치게 가격이 상승한 D램 가격을 조정하고 중국 등 후발주자의 진입을 차단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간한 반도체 산업 보고서에서 "D램 시장은 4분기에도 모바일 D램 제품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과 주요 업체들의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성장할 전망이다"라며 "과거 D램 시장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진 분기는 8분기가 최고였는데, 4분기에도 이 추세대로라면 7분기 연속 성장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