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빠진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TV 사업에 이어 PC 부문 매각에 나섰다. 한때 세계 전자업체를 선도하던 도시바는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생한 사업 손실 등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하자 각종 사업 부문을 매각해 자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일본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대만 에이수스와 PC 사업 매각 협상에 들어갔다. 에이수스는 미국·유럽 시장에 강한 도시바 PC 사업을 인수해 기업용 PC 시장의 약자 위치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 제품군 / 도시바 홈페이지 갈무리
도시바 제품군 / 도시바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레노보 그룹도 도시바 PC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시바가 최종 매각 대상자를 선택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가 PC 사업 매각에 나선 것은 경영난 해소를 위한 조치다. 도시바는 최근 부정 회계와 웨스팅하우스가 입은 7조원대의 손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로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도시바는 1989년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출시한 업체로 한때 컴퓨터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PC 사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의 PC 사업은 지난 1년 동안(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 1918억엔(1조8707억원), 영업손실 5억엔(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계속 줄어들어 향후 1년 동안(2017년 4월~2018년 3월) 영업손실은 50억엔(488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도시바의 전 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1%로 미국 HP, 중국 레노보에 밀리는 상황이다.

도시바는 TV 사업 철수도 결정했다. 교도통신은 14일 도시바가 전액 출자한 TV 부문 자회사 '도시바 영상 솔루션' 주식 95%를 중국 가전 업체 하이센스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29억엔(1258억원)이다.

9월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SK하이닉스·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에 매각했다. 도시바는 이에 앞서 2015년 인도네시아 백색 가전 생산 공장을 중국 전자업체 스카이웍스에 팔았다. 2016년에는 백색 가전 사업부 전체를 중국 메이디그룹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