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KB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조 측이 제안한 안건이 모두 부결된 것을 두고, 자본과 노동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KB금융노조는 21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의 연임 안건은 가결되고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KB금융지주회장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 참여 배제 안건은 부결됐다"며 "KB금융노조의 주주제안은 노사 간 힘의 균형이 극도로 기울어져 있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KB금융노조는 강성노조가 경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외부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노동존중 사회'를 지향점으로 밝혀왔고, 대선 후보 시절 노동이사제를 공약했다는 점을 들어 KB금융노조의 주주제안을 '친노동 정부를 등에 업은 금융권 노조의 경영권 침해 시도'라는 프레임에 가두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노조는 "KB국민은행지부의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은 노동이사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고, 그 과정에서도 정부와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며 "저의를 짐작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우리 사회의 반노동 정서가 얼마나 저열한지 보여주는 수준 낮은 단견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공약한 노동이사제는 노동 존중 사회로 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자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제도 하나로 수백년간 이어온 노동 멸시 관습이 일거에 타파될 수는 없다"며 "노동운동은 그보다 훨씬 더 먼 미래를 지향으로 삼아 나아가는 우직한 걸음이다"고 주장했다.

KB금융노조 측은 노동자가 회사의 이해당사자이자 생산 주체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KB금융노조는 "회장이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자신이 선임한 이사들이 자신을 회장으로 추천하게 만드는 부정한 상황이 연출됐다"며 "비록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그들만의 부당거래에 철퇴를 내리기 KB국민은행지부는 10만 금융노동자 함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