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낮추는 위해 인도 소매업체 유치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인이 아마존닷컴에서 산 가죽 신발부터 고급 침구 등 인기 제품 상당수는 인도 소매업자가 파는 상품이다"며 "아마존닷컴에 입점한 인도 소매업체 수는 2년 전보다 2만7000곳 늘었다"고 보도했다.

제프 베조스(사진)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제프 베조스(사진)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아마존은 의도적으로 인도 소매업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 외 지역에 있는 상품을 수입해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현지 소매업자가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판매할 경우 수입업자에게 줄 돈을 아껴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아마존은 현지 소매업체로부터 아마존닷컴 입점료와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인도에 위치한 판매 업체는 아마존닷컴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해 매출 증가를 꾀할 수 있다. 여기다 미국에 위치한 아마존 창고에 물건을 보관하는 등 아마존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의 3분의 1을 절약할 수 있다.

인도 수공예품 제조업체 보호 스트리트(Boho Street)의 창립자 아브히셱 미드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미국에서 배송부터 고객 관리까지 처리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최고의 품질을 가진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호 스트리트는 2년 전부터 아마존닷컴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고, 2016년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맞는 첫 월요일)에 평소 매출의 4배 가까운 성과를 냈다. 연간 매출은 190만달러(20억7100만원)에 달한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인이 인도 제품을 찾기 쉽도록 아마존닷컴인디아(Amazon.com/India)라는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 아마존,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에 '눈길'

아마존이 인도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도 경제는 급성장 중인 데다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현지 기업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아마존이 중국 현지 기업인 알리바바를 뛰어넘기 쉽지 않다. 대신 아마존은 2013년부터 인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공략에 나섰다.

앞서 블룸버그는 9월 24일 아마존이 인도 뭄바이 소재 유통업체인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 지분 5%를 2800만달러(305억2000만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쇼퍼스 스톱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도 내 아마존닷컴의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아마존은 인도 IT기업 파트니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자상거래와 고객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나선 상태다.

아마존은 인도 현지기업 플립카트에 이어 인도 2위 온라인 소매업체다. 플립카트 등은 인도 정부에 자국 기업의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는 인도 수출 확대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한동안 아마존은 인도 시장 확장을 꾀할 여지가 충분하다.

NYT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의 미래를 그리는 데 인도 인구 13억명이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베조스 CEO는 인도에 최소 50억달러(5조45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