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알뜰폰으로 이동해 오는 가입자수가 3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는데다가 감소 폭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별 번호이동 추이.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갈무리
이통사별 번호이동 추이.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갈무리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이탈한 가입자수는 6만1913명이고 반대로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수는 5만7270명이다. 알뜰폰이 4643명을 손해본 것이다.

이통업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자가 빠르게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알뜰폰에 가입했다 이통3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9월 366명에서 10월 1648명으로 늘었고, 11월 들어 그 폭이 더 크다.

이통3사로 이동하는 이용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선택약정할인율이 종전 20%에서 25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 통신비 절감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9월 15일부터 이통3사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늘렸다. 알뜰폰 업계는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내세우는데,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은 알뜰폰 입장에서 악재다.

여기에 정부는 월 2만원대의 비용으로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 역시 알뜰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알뜰폰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중이다.

프리미엄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도 알뜰폰 업계의 사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9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은 연이어 신규 프리미엄 폰을 선보였지만, 알뜰폰은 이들 제품을 납품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으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되고 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매대가 협상도 만족하지 못할 수준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대목인 12월 이탈자 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