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내수 점유율(수입차 제외)이 44.8%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기간 41.2%와 비교해 3.6% 포인트 상승한 것. 그랜저의 인기 덕분이다.

6일 각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국산 5개사는 올해 11월까지 141만7754대를 기록, 지난해 142만3673대 대비 0.4% 후퇴했다. 경기침체 영향과 함께 정치 문제로 인한 혼란 등으로 외부 환경이 부정적이었던 가운데, 노사분규 등 내부 문제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2017년 단일차종 최다판매 현대차 그랜저. / 현대차 제공
2017년 단일차종 최다판매 현대차 그랜저. / 현대차 제공
하지만 회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표정은 각기 다르다. 먼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63만5578대로, 2016년 11월 누적(58만6481대)과 비교해 8.4% 성장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고 성적이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점유율을 44.8%까지 끌어올렸다. 호성적의 일등공신은 역시 그랜저다. 11월까지 12만3000대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무려 138.9% 상승했다. 이외 쏘나타가 전년대비 1.9% 선전한 7만6384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47만5048대다. 48만5400대였던 지난해보다 2.1% 뒤로 밀렸다. 점유율도 34.1%에서 33.5%로 0.6% 포인트 떨어졌다. RV계열은 21만5073대에서 22만498대로 몸집을 2.5% 키웠지만 21만5884대에서 19만4766대로 9.8% 위축된 승용계열의 부진이 아쉽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합계 점유율을 78.3%까지 끌어 올리면서 여전한 시장 장악력을 과시했다. 수입차가 더해진 기록은 아니지만 일단 국산차에서 만큼은 큰 적수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국산차는 점유율 10%를 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GM은 올해 누적 점유율이 8.5%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던 지난해 11월 누적 판매 16만1915대에서 올해는 12만514대로 25.6% 실적이 하락해 점유율도 11.4%에서 8.5%까지 축소됐다. 르노삼성차도 9만584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기간 9만7023대에서 6.6% 판매가 줄어 점유율도 소폭 하락(6.8%→6.4%)했다.

반면 쌍용차는 9만6030대로 2016년과 비교해 3.4% 판매가 늘었다.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가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G4 렉스턴 등이 분위기를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대외 사정이 좋지 않은 현대차가 내수 전략을 가다듬어 판매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덕분에 현대차 점유율도 상승일로다. 올해 세단을 중심으로 실적을 만들어 냈다면 내년은 SUV가 본격적으로 힘을 낼 차례여서 내년 전망도 밝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회사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쌍용차의 선전도 눈길이 간다. SUV 특화 브랜드라는 점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는 증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