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2대 협회장을 선임한 지능정보산업협회가 3개월도 안돼 후임 협회장을 선임해야할 입장에 놓였다. 협회장을 맡은 김장기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사업부문장(전무)이 타 계열사로 전보하면서 협회장 재선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능정보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18일 "회장사인 SK텔레콤 측에서 김장기 전무가 계열사인 NSOK로 전보돼 협회장직 수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2018년 열릴 신년 하례회 및 정기 이사회 전에 새 협회장 선임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지능정보산업협회 회원사 관계자가 9월 27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지능정보산업협회 제공
지능정보산업협회 회원사 관계자가 9월 27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지능정보산업협회 제공
지능정보산업협회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지능정보기술의 확산을 목적으로 회장사를 맡은 SK텔레콤이 주도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2016년 12월 미래창조과학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지능정보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산업 및 정책·연구 보급, 전문인력 양성 ▲대외 협력 및 홍보 ▲연구개발(R&D) 및 표준화 ▲기술 사업화 지원 등을 사업계획으로 잡았다.

지능정보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로 대표되는 지능과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를 포함하는 정보를 결합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HW) 융합 기술을 의미한다.

지능정보산업협회는 초대 협회장으로 선임된 최진성 전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이 7월 퇴사한 뒤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으로 이직하면서 9월 27일 김장기 협회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김 협회장이 전보 인사되면서 1년 새 협회장을 두번 물갈이하는 셈이 됐다.

AI산업을 대표하고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창립된 협회가 제대로된 성과를 거두기도 전에 1년 동안 협회장이 두번이나 교체됐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이 회장사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삼성SDS·LG유플러스 등 60개 회원사와 정부기관이 뭉쳐 만든 조직이 회장사의 잦은 인사로 인해 안정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협회가 제대로 잡기까지 참여 기업 간 협력과 의지가 중요한데, 신중한 차기 협회장 선임으로 협회가 받는 영향을 최소화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능정보산업협회는 SK텔레콤 측으로부터 차기 협회장을 누구로 선임할 지에 대해 듣지 못한 상황이다.

지능정보산업협회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임원인사 이후 인수인계 등 내부정리가 덜 돼 협회장 선임이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다"며 "SK텔레콤의 입장 전달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기 협회장의 후임은 연속성을 고려할 시 허일규 IoT·Data사업부장(상무)이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초대 최진성 협회장이 종합기술원장 출신이었던 점과 전무급이 연속으로 맡아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서 ICT기술원장에 임명된 박진효 전무가 유력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SK텔레콤 한 관게자는 "지능정보산업협회장 선임과 관련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