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탱고(Tango)'를 선보인 지 3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대신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AR 플랫폼 'AR 코어(ARCore)'에 집중하며 애플과 AR 플랫폼 패권 경쟁에 나선다.

◆ 구글, 탱고 서비스 종료…단말기 한계 때문?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구글은 2018년 3월 1일(이하 현지시각) 부터 '프로젝트 탱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15일 발표했다. 탱고는 구글이 2014년 선보인 AR 소프트웨어로 구글은 1월 최신 버전의 탱고를 공개한 바 있다. 구글은 현재 프로젝트 탱고 웹 사이트를 삭제했다.

구글이 8월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증강현실 개발도구 ‘AR 코어(AR core)’를 이용해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덧입힌 모습. / 유튜브 갈무리
구글이 8월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증강현실 개발도구 ‘AR 코어(AR core)’를 이용해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덧입힌 모습. / 유튜브 갈무리
구글 탱고를 실행하려면 적외선 감지 센서나 카메라 등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해 탱고 확산에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글이 탱고를 선보인지 3년이 지난 지금도 탱고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레노보의 '팹2 프로'와 에이수스의 '젠폰AR' 등 두 종에 불과하다.

구글은 8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AR 앱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 툴킷 AR 코어를 선보였다. AR 코어는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작동하는 AR 앱을 만들 수 있는 개발 도구다. AR 코어로 만든 앱·게임은 안드로이드 7.0(누가) 버전이 탑재된 구글 '픽셀2'와 삼성전자 '갤럭시S8' 등에서 작동한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연말까지 최대 1억개의 기기가 AR 코어를 지원하고, 2018년 출시될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에 AR 코어를 탑재하기 위해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에이수스 등과 협력 중이다.

◆ 구글・애플, AR 개발 도구 잇달아 내놓으며 경쟁

구글은 프로젝트 종료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구글이 AR 코어를 중심으로 AR 플랫폼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애플 역시 구글이 AR 코어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8월 28일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17'에서 AR 개발 도구 'AR키트(ARKit)'를 선보이는 등 별도의 기기없이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AR 개발 시장에 진입했다.

팀 쿡 애플 최초경영자(CEO)는 2016년부터 공식 석상에서 "밥을 먹 듯 AR을 즐기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AR에 관심을 보였다. 애플은 WWDC 2017에서 AR 기술 협업을 하는 이케아, 푸드 네크워크 관계자와 함께 AR 키트로 만든 앱을 시연했다. 예를 들어 이케아가 AR 키트로 만든 '이케아 플레이스'라는 iOS용 AR 앱을 사용하면 아이폰으로 집 안에 이케아 가구를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구글의 AR 코어, 애플의 AR 키트의 공통점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행할 수 있는 AR 전용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초기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에서 안드로이드와 iOS로 경쟁을 펼치듯 AR 개발도구를 놓고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AR 플랫폼 시장에서 구글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2017년 말이 되면 애플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 10억개의 모바일 장치에 탑재될 예정이다"며 "3년 전 증강현실 도구를 출시한 구글을 앞지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