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는 단일 게임 하나 매출로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기업도 있지만, 신작 게임 중단과 구조조정 한파로 추운 계절 만큼이나 힘든 시기를 보내는 등 시대의 면면이 다르다.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테라M', '오버히트' 등 폭발적인 매출을 올리는 모바일 흥행작이 지속 배출되는 가운데, 빛을 보지 못하고 중단되는 신작 프로젝트와 관련 팀의 구조조정 등 매서운 칼바람으로 이어진다.

최근 액토즈소프트의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야심차게 준비하던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는 온라인 '드래곤네스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이 게임은 2016년 3월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2월말 시범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 개발 중단에 대해 개발 시기를 놓쳐 프로젝트를 포기했다고 밝혔고 넥슨과의 계약도 파기했다. 현재 게임을 개발했던 40~50명의 개발 인력은 전환배치 과정을 거치는 등 회사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팀단위로 구성돼 움직이는 개발 조직을 분산·전환 배치하는 것은 회사를 나가라는 의미로, 개발자 스스로가 관두는 경우가 많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팀으로 움직이는 개발팀을 분산·전환 배치하는 것은 구조조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와 아키에이지 공식 이미지. / IT조선 DB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와 아키에이지 공식 이미지. / IT조선 DB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 역시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 및 신규 프로젝트 중단을 고민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직원에게 인력감축과 관련한 메일을 일괄 발송하고,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엘게임즈는 회사 재정 상황이 악화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2016년 말 기준 엑스엘게임즈의 연매출은 2015년보다 21.7% 줄어든 401억원이다. 엑스엘게임즈는 대표작 아키에이지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해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구조조정의 여파는 신규 게임 프로젝트 중단으로 이어진다. 엑스엘게임즈는 3년간 개발했던 차기 온라인게임 'X4'의 개발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국내 중견·중소 게임사의 신작 게임 프로젝트 중단과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레드덕을 비롯해 제페토·큐로드 등 신규 게임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임사는 내부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인력을 재정비하는 등 사업을 이어가는 데 힘겨운 모습이다.

신규 게임 프로젝트 중단과 인력 재배치는 대형 게임 기업도 피할 수 없다. 게임 흥행 속에 가려진 이면 중 하나다. 한 대형 게임사는 현재 내부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하고 인력 재배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의 게임으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게임사는 신규 게임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조조정(전환 배치) 확인된 곳만 6곳 이상이 넘는다. 대기업과 중견·중소 기업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상황에서 흥행작 배출을 못하는 기업들은 인력 조정을 늘릴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