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난감 업계는 2017년을 '춘추전국 시대'로 표현한다. 대박 장난감이 없었던 만큼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다. 2018년에는 코딩로봇과 스마트토이, 캐릭터 장난감 등이 주류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장난감 시장은 또봇·카봇·다이노코어·파워레인저 등 '변신 로봇 장난감'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으나, 2015년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한 '터닝메카드' 판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난감 수요가 다른 장르로 이동했다.

5일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은 "2017년은 기존 장난감 시장 패턴을 바꿔놓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변신 로봇 장난감 인기 하락을 밟고 올라선 것은 영실업의 '베이블레이드 버스트'다. 영실업은 베이블레이드 인기 상승으로 2017년 15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대회 모습. / 김형원 기자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대회 모습. / 김형원 기자
2017년 장난감 시장 매출은 전반적으로 10~20%쯤 감소했다는 것이 이병우 회장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업체별 양극화를 넘어 쏠림 현상이 심화돼 몇몇 메이저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년보다 매출 부진을 겪었다"고 말했다.

장난감 판매 부진 원인에 대해 이 회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장난감 수요 감소 ▲소비자의 브랜드 위주 구매 패턴을 꼽았다.

인기 장난감 다이노코어 시리즈를 판매하는 나원석 가이아 코퍼레이션 대표는 5일 2017년 장난감 시장을 압축해 "2017년 손오공과 레고 등 메이저 업체가 주춤한 가운데 영실업이 팽이 장난감 '베이블레이드 버스트'와 캐릭터 인형 'LOL'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며 "미미월드 역시 10월부터 '페어리루'등 캐릭터 장난감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2018년 장난감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김명관 아카데미과학 대표는 "내수 경기가 좋지 못해 2018년 큰 성장을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기 캐릭터의 증가로 2018년 캐릭터 장난감이 시장서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 "코딩 로봇, 스마트 토이, 캐릭터 장난감이 시장 주도할 것"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 / 한국완구협회 제공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 / 한국완구협회 제공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은 2018년 장난감 시장 핵심 상품으로 '코딩로봇' 등 스마트토이를 꼽았다. 이는 코딩 교육이 초·중학교에서 의무교육으로 자리잡은데 따른 것으로, 레고와 토이트론이 2017년 겨울 코딩 장난감을 내놓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국내 코딩 의무 교육화로 코딩 로봇 장난감이 국내 교육 장난감 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이다"며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토이는 2018년 전 세계 장난감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장난감은 2018년에도 여전히 강세를 띨 전망이다.

그는 "국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중국·동남아·유럽 등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인기 캐릭터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장난감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미미' 인형으로 유명한 미미월드의 경우 2017년 1100만달러(117억원) 수출을 달성하며 '미미'라는 캐릭터 브랜드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근는 유튜브 어린이 장난감 분야 영상 콘텐츠 제작자의 활약에도 주목했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등 인기 어린이 채널은 160만명의 구독자와 20억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다. 인기 어린이 채널에 장난감이 노출되면 그만큼 해당 장난감 판매 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 김종완 손오공 대표 "캐릭터 장난감 경쟁 치열할 것"

터닝메카드·헬로카봇·소피루비 등 캐릭터 장난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손오공의 김종완 대표는 2018년에도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 / 손오공 제공
김종완 손오공 대표. / 손오공 제공
김 대표는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때 서울 코엑스서 진행한 2017 터닝메카드 테이머 챔피언십에 가족단위 참가자가 3만명이 몰렸다"며 "새롭게 출범한 '공룡메카드'가 2018년 국내 장난감 시장을 리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8년 장난감 시장에 대해 김 대표는 "많은 업체가 다양한 소재의 캐릭터 장난감을 개발하고 있어 2018년에도 장난감 전문 기업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강유진 아이큐박스 대표 "유아동 장난감↓ 키덜트 모형↑, 모바일 판매는 상승"

독일 스토리텔링 장난감 '플레이모빌' 등 유럽발 프리미엄 장난감을 국내 판매하는 강유진 아이큐박스 대표는 2018년 국내 장난감 시장 유통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강유진 아이큐박스 대표. / 아이큐박스 제공
강유진 아이큐박스 대표. / 아이큐박스 제공
강 대표는 "국내 출산율 저하로 유아동 장난감 매출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며, 반대로 성인을 타겟으로 한 키덜트 모형 상품 매출은 상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난감 전문 매장 '토이저러스'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를 기존 유아동 장난감 매장에서 피규어·프라모델·드론 등 취미·모형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키덜트 상품은 욜로(YOLO)족 등 집을 꾸미고자 하는 리빙&라이프스타일 트랜드에 맞춰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미국 법인이 파산하는 등 2017년 장난감 업계 핫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강 대표는 "국내 토이저러스는 20년간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향후 10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장난감 온라인 매출은 스마트폰 앱 등 모바일 매출이 증가세라고 강 대표는 전했다.

강유진 아이큐박스 대표는 '베이블레이드'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 장난감은 2018년에도 핵심 장난감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코딩 의무교육화에 맞춰 코딩 로봇 장난감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