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치명적인 성능 저하 이슈를 만났다. 세계 2위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설계한 일부 프로세서 디자인에 보안 패치를 적용하면 성능이 저하되는 취약점의 존재를 인정했다. 일각에서 ARM 프로세서 디자인을 기반으로 만든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도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3일(현지시각) 슬래시기어에 따르면 ARM은 성명을 통해 "Cortex(코어텍스)-A 프로세서 디자인을 포함해 일부 칩 아키텍처가 이번 버그의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악성 코드가 내부에서 실행돼야 한다. 저전력 사물인터넷(IoT) 장치에 사용되는 Cortex-M 프로세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10나노 공정 기반 AP ‘엑시노스 9’.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10나노 공정 기반 AP ‘엑시노스 9’. / 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알려진 보안결함은 '멜트다운'과 '스펙터' 등 두 가지다. 스펙터는 인텔과 AMD, ARM 반도체에서 모두 발견됐다. 소프트웨어(SW)가 실행될 때 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해커의 침투가 어렵지만 패치로 수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ARM이 성명에서 밝힌 코어텍스 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설계에 사용되는 디자인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8895)는 유럽,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출시된 갤럭시S8에 탑재됐다. 4개의 코어텍스-A73 코어와 4개의 코어텍스-A53 코어로 구성된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스냅드래곤835는 중국, 북미 지역에 출시된 갤럭시S8에 적용됐다. 스냅드래곤 835에는 ARM 코어텍스 A 코어를 일부 재설계한 독자적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크라이요(Kryo) 280 4개가 탑재됐다.

애플도 코어텍스 디자인 재설계를 통해 꾸준히 차세대 A 시리즈(A11 등)를 아이폰에 장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결함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코어텍스 A 시리즈 재설계 과정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결함을 개선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퀄컴 측은 코어텍스 재설계 과정에서 결함 개선 가능성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