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최근 일부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기존 요금제에 변화를 줬는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 전에 잍통3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보편요금제 도입 무산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 유진상 기자
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 유진상 기자
5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KT는 2일 미디어서비스 등 부가서비스 혜택을 강화한 요금제를 내놨다. 데이터선택 87.8요금제(월 8만7890원)는 기본 데이터 20GB 소진 후 매일 2GB가 추가 제공되며, 2GB 소진 시에도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선택 109요금제(월 10만9890원)는 기본 데이터 30GB 소진 이후 매일 2GB를 이용할 수 있으며, 2GB 소진 시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LTE 데이터선택 87.8과 109요금제는 스마트워치와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기기 월정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된다. 이밖에도 LTE 데이터선택 87.8, 109 요금제 고객은 KT 멤버십 VIP등급과 단말보험을 멤버십 차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선택 109의 경우 데이터로밍 이용권이 월 최대 5개씩 제공되고, 데이터선택 87.8의 경우 미디어팩 혜택 대신 데이터로밍 이용권 월 2개씩이 추가 제공된다. 미디어팩은 월 이용요금 9900원에 4만원 상당 고객 선호 콘텐츠 및 부가혜택이 제공되는 패키지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로밍 요금제를 개편했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2017년 9월 출시한 'T로밍 한중일패스'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대비 2배로 늘려 2GB를 제공한다. .

T로밍 한중일패스는 국내 출국자 가운데 약 51%가 중국과 일본을 방문한다는 점에 착안, SK텔레콤이 5일간 2만5000원(일 5000원 수준)에 데이터 1GB와 저렴한 요금의 통화∙문자까지 제공해왔던 지역 특화 로밍 요금제다.

LG유플러스도 2017년 12월 15일 8만원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11만원대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스페셜C 요금제 사용자는 종전 월 30GB 기본 데이터(일 3GB를 소진하면 3Mbps 속도 제어)에서 월 40GB 데이터(일 4GB를 소진하면 3Mbps 속도 제어)를 이용하게 된다. 가족간 11회까지 가능한 데이터 주고받기 기능은 무제한으로 바뀐다. 가족에게 데이터 주기도 횟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개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기존 가입자가 반드시 LG유플러스에 요금제 변경을 신청해야만 한다. 따로 요금제 변경을 신청하지 않으면 기존 요금제와 데이터 양이 계속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이통3사가 요금제 개편한 이유에 대해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했다. 기존 요금제의 월 사용료를 낮춤으로써 보편요금제 도입 필요성 근거를 취약하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게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편요금제 예시안은 월 요금 2만원에 음성 통화 200분과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이는 기존 월 3만원대에 해당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본료 인하 1만1000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계 통신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를 추진하면 연간 1조2000억원 가량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추산이다"라며 "이는 이통사 매출 1조원 이상이 빠진다는 말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 요금 개편을 두고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3사의 이번 요금제가 고가 요금제나 로밍요금제 등에 국한된 것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실질적인 요금할인 혜택을 내놓기 위해선 가입률이 높은 데이터요금제(월 3만2890원부터 시작)를 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