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가치가 연일 폭락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살아있는 옵션'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를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보고 제동걸기에 나섰고, 중국 당국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가상화폐 채굴 금지, 해외 거래소 접속 차단 등 규체책을 잇따라 내놓자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친 결과다. 여기다 세계 5위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 서버가 다운되면서 가상화폐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현지시각)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가치는 전날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7100억달러(756조80억원)에서 5360억달러(570조7328억원)로 줄었다. 하루 만에 1740억달러(185조2752억원)가 증발한 셈이다. 가상화폐 가치가 5540억달러(589조8992억원)였던 한 달 전과 비교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가상화폐 이미지. / 조선DB
가상화폐 이미지. / 조선DB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 가치는 4일 이후 처음으로 1만2000달러(1277만7600원)선이 붕괴했다. 비트코인은 14%쯤 내린 1만1182달러(1190만6594원)에 거래됐다. 다만, 2017년 12월 최저를 기록했던 1만800달러(1149만9840원)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가총액 3위 리플 가치는 16일 오전 9시 54분 기준 1.23달러(1309원)로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회복했지만, 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23% 하락한 1.39달러(148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최고액을 기록한 지난 4일(3.84달러・4088원)과 비교하면 가치가 63.41% 줄어든 것으로 여타 가상화폐보다 하락 폭이 크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이날 18% 하락했다.

미국 CNN 방송을 비롯한 주요 외신과 가상화폐 정보사이트는 한국과 중국이 가상화폐 규제책을 언급하며 이들 국가가 가상화폐 가치 폭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불안감을 느껴 가상화폐 가치 하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국 당국은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및 해외 거래소 접속을 차단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 시장을 조성하고 결제 및 청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을 단속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가상화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에서 가상화폐 가치가 며칠 꾸준히 하락했다"며 "한국인과 일본인은 가상화폐당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데 익숙하지만, 그들은 현명해지고 있고 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1월 말 만료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유통 중인 선물 계약 모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