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3일 일본 현지서 극장판 '마징가Z 인피니티'가 개봉됐다. 영화는 현지 공개 이틀째인 15일 5만4000명의 관람객과 8700만엔(8억3574만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하는 등 초반 순조롭게 출발했다.
마징가Z 원작자인 나가이 고도 "진정으로 보고 싶었던 마징가Z가 바로 이 작품이다"며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전했다.
일본이 마징가로 들끓자 국내 슈퍼로봇 팬들도 작품의 국내 수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소셜 네트워크 등지에서는 마징가Z를 보러 일본을 방문하는 이도 목격된다.
마징가Z는 '슈퍼로봇(Super Robot)'의 대명사로 통한다. 슈퍼로봇의 역사는 1956년작 '철인28'로 시작하지만 파일럿이 로봇에 탑승해 뜨거운 로봇 대결을 보여준 '마징가Z'는 당시 어린이를 매료시키는 것은 물론 이후 등장하는 수 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슈퍼로봇'은 무엇인가?
마징가Z는 '초합금Z'로 철갑 몸뚱이가 만들어지고 '광자력' 에너지로 지구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적들을 무찌른다. 마징가의 소재와 에너지원은 세상에 있지도, 과학적으로도 불분명한 미지의 것이다.
인기 로봇 전략 게임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를 만든 테라다 타카노부 프로듀서는 슈퍼로봇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로 움직이는 로봇이다'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1970~1980년대 로봇은 인류의 기술이 아닌 외계의 기술로 탄생한 것이 많고 인류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에너지에 의해 운용됐다. 또, 파일럿의 능력에 따라 초자연적인 힘이나 본래 주어진 로봇 성능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사례도 있어 물리적으로 부수기 힘든 슈퍼로봇 보다 파일럿을 제거하기 위해 자객을 보내는 일도 있다.
슈퍼로봇은 형태나 기능에 따라 세분된다. '마징가Z'는 슈퍼로봇 대표주자임과 동시에 '무변형' 로봇의 기본 모델이다.
1974년작 '겟타로보'와 1977년작 '볼테스V(파이브)'의 경우 '합체형' 슈퍼로봇으로, 1975년작 '용자 라이딘'과 1976년작 '그로이저X'는 '변신형' 슈퍼로봇으로 분류된다.
1997년 등장한 '용자왕 가오가이거'는 로봇 자체 성능이 아닌 강화 파츠와 무기로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어태치먼트(attachment)' 형태 슈퍼로봇이다.
◆ 슈퍼로봇과 대치되는 개념을 가진 '리얼로봇'
'리얼로봇'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거나 현재 인류의 상식 범위 속에서 만들어지고 움직이는 로봇이다. 리얼로봇은 슈퍼로봇처럼 유일무이의 존재가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되며, 액체 연료 등의 에너지로 가동 된다. 파일럿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훈련 과정을 거쳐 양성된다. 한 마디로 사실성이 강한 로봇인 셈이다.
리얼로봇의 대표주자는 1981년작 '태양의 이빨 다그람'과 1983년작 '장갑기병 보톰즈'다. 다그람에 등장하는 로봇 '컴뱃아머'와 보톰즈에 나오는 '아머드 트루퍼'는 숙련된 파일럿이 조종하는 전장 속 병기다.
1980년대 리얼로봇의 상징은 '기동전사 건담'이다. 1979년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 건담은 '모빌슈트'로 불리는 이족보행이 가능한 전쟁병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건담 모빌슈트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며 건담 세상 속 기술과 에너지로 전투를 벌인다.
건담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소설가 로버트 A.하인라인의 SF소설 '스타십 트루퍼즈'에 등장하는 '파워드수트'에서 영감을 얻어 건담을 탄생시켰다.
◆ 1950~1960년대 슈퍼로봇
'철인 28호'는 슈퍼로봇의 시초다. 1956년 월간지 '소년'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철인 28호는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슈퍼로봇이다. 작품은 만화가 인기를 얻자 1960년 TV로 특수촬영 드라마로 제작됐고 1963년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3040세대가 기억하는 철인 28호의 모습은 1980년작 TV애니메이션 속 모습이다.
◆ 1970년대 인기 슈퍼로봇
1970년대는 마징가Z로 촉발된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붐으로 수 많은 인기 로봇이 세상에 태어났던 시기다. 만화가 나가이 고는 1972년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 마징가Z를 선보였으며 연이어 '그레이트 마징가'와 'UFO로봇 그랜다이저'를 탄생시키며 1970년대 마징가 삼부작을 완성한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1977년작 '메칸더 로봇'은 로봇 등에 장착된 도킹 커넥터에 주인공 파일럿을 태운 비행기가 합체하는 형태의 슈퍼로봇이다. 메칸더 로봇은 원자력의 힘으로 적에 맞서 싸운다. 메칸더의 적 콘기스터 군단은 원자로 작동에 반응해 자동 발사되는 '오메가 미사일'로 메칸더를 공격하는데, 메칸더 로봇과 주인공 파일럿들은 오메가 미사일에 맞기 전 적을 쓰러뜨려야 하는 시간 제한 속에 어려운 싸움을 펼친다.
한국땅에서 탄생한 대표 슈퍼로봇은 '로보트 태권브이'다. 김청기 감독이 1976년 7월 24일 어린이에게 공개한 태권브이 극장 애니메이션은 1970년대 가난했던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기적적인 영화 콘텐츠로 평가 받는다.
문제는 '마징가Z' 표절 논란이다.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으며, 로봇 디자인을 카피해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또,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던 시기다. 태권브이 로봇 디자인 표절 논란은 슈퍼로봇 콘텐츠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안타까운 콘텐츠다.
1976년 만화책으로 등장했던 '철인 캉타우'는 카피 논란이 없는 국산 슈퍼로봇 콘텐츠다. 만화가 이정문이 그린 캉타우는 수백만년 전 인류가 존재하지 않던 지구를 식민지화 했던 오크타 혜성인과 또 다른 외계인인 스펠타 성인 간의 전쟁에 인류가 휘말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웹툰 제작사 와이랩은 2017년 11월 캉타우 리메이크 계획을 발표했다. 리메이크판 웹툰 캉타우는 2018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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