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여론조사 전문가를 고용해 6개월 간 자신에 대한 전 세계 평판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계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6일(이하 현지시각) 페이스북에서 여론조사 업무를 맡은 타비스 맥긴과 인터뷰를 통해 저커버그 CEO 개인에 대한 평판 동향을 추적하는 작업이 2017년 하반기 동안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는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조선일보 DB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조선일보 DB
맥긴은 "나는 사람들이 저커버그를 좋아하거나 신뢰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여론조사 업무를 맡았다"며 "미국 이외의 지역 조사도 중요했다"고 말했다.

맥긴에 따르면 그는 저커버그의 연설과 언론 인터뷰,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대한 여론 동향을 살폈다. 저커버그가 언급한 이민자, 교육, 복지 등 이슈에 대한 여론은 물론 저커버그 자택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가 페이스북 라이브에 등록된 후 반응까지 확인하고 이를 수치화했다.

구글에서 3년간 마케팅 조사 업무 경력이 있던 맥긴은 2017년 페이스북에 이런 제안을 받아 6개월 간 조사를 하고 2017년 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2015년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자신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계 진출을 위한 행보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저커버그의 미국 대선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저커버그는 앞서 정계 진출설을 일축했다. 그는 2017년 1월 24일 버즈피드와 인터뷰에서 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저커버그가 정치인처럼 본인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것이 탄로나며 정계 진출설과 관련한 의혹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맥긴은 "페이스북은 저커버그이고, 저커버그가 곧 페이스북이다"며 "그는 페이스북 의결권 60%를 장악했고, 전 세계 20억명이 넘는 사용자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권을 가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