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판매가 크게 감소하면서 2017년말 분기별 판매량이 100만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매출 및 수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시장분석 전문기관 한국IDC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2017년 4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전체 93만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반 컨수머 시장에서의 저가 보급형 노트북 수요 감소와 리테일 채널의 데스크톱 물량 조절, 공공 및 교육 부문의 출하량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2017년 4분기 국내 PC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과 초슬림 노트북 등 고가 프리미엄 PC의 수요 및 매출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가바이트의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인 ‘어로스 X7 DT’ 제품. / 기가바이트 제공
2017년 4분기 국내 PC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과 초슬림 노트북 등 고가 프리미엄 PC의 수요 및 매출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가바이트의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인 ‘어로스 X7 DT’ 제품. / 기가바이트 제공
그러나 고가·고성능의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과 초슬림 노트북의 비중이 커지면서 판매량 대비 매출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분기 출하량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총 PC 판매량은 약 457만대를 기록, 약 462만대를 기록한 2016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것에 그쳤다.

권상준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저가 제품의 수요 약화로 2017년 국내 PC시장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457만대를 출하했지만, 메인스트림 및 프리미엄 확대로 매출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제품의 차별화뿐 아니라 솔루션 및 서비스와 묶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시장조사 자료 결과가 국내 PC시장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로 완제품 위주로 집계되는 시장조사 결과에는 용산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조립PC 물량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PC방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용산을 중심으로 하는 조립PC 업계는 지난해 매출과 수익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의 한 PC 유통 관계자는 "2016년 '오버워치'에 이어 지난해 '배틀그라운드'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게임용 고성능 조립PC 수요는 크게 늘어난 상태다. 특히 2017년 초 AMD의 라이젠 프로세서가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인텔의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나오면서 고사양 조립PC 붐을 일으켰다"며 "가격 외에는 뚜렷한 특징이 없고 최신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저사양PC나 조립PC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완제품 데스크톱PC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