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쉐보레 볼트 EV를 생산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차 생산은 수익이 나기는 커녕 판매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쉐보레 볼트 EV. / 한국GM 제공
쉐보레 볼트 EV. / 한국GM 제공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볼트 EV는 한국GM의 회생을 위한 전략 차종으로 여겨져 왔다. 내수 포화로 인해 수출 물량의 확보가 절대적인 한국GM에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주장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 볼트 EV를 많이 만들어 전세계 시장으로 보낸다는 복안인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로는 크게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이 판매될수록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의 1대당 생산원가가 높은 탓이다.

전기차가 판매되면 손해를 보는 구조는 생산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때문이다. 전기차 대중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도 여전히 배터리 가격은 높은 편이고, 이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전기차의 생산원가 절감은 요원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많은 전기차가 판매될 수 있다면 생산원가도 낮아질 테지만 전체 자동차 산업에서의 전기차 규모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즉 전기차는 지금 당장 수익을 만들어 내기에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현재 GM은 한국GM의 문제를 수익성으로 진단하고 있다. 회사의 수익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는 이런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다. 공장 가동률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금을 비롯한 고정비용은 꾸준하게 증가했고, 이를 버티기가 힘들다는 게 GM의 생각이다.

공장가동률이 높은 창원공장의 경우도 주요 생산 제품은 판매 마진이 적은 경차 스파크다. 대당 수익이 낮다보니 이 공장의 수익성 확보도 현재 해결과제 중 하나다. GM이 정부 지원을 전제로 창원공장에 배정하겠다고 하는 CUV는 스파크에 비해 1대당 마진이 크다. 결국 GM은 한국GM의 근원적 문제인 고비용 구조를 바꾸고, 수익이 나는 사업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림을 그리는 셈이다.

한국GM 역시 볼트 EV의 생산 유치는 원하지 않는 방향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GM이 배정하겠다고 하는 부평의 차세대 트랙스와 창원의 차세대 CUV로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GM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다소의 희생은 필요하다는 것이고, 여기까진 GM과 한국GM이 지향하는 바가 일치한다.

한국GM 한 관계자는 "미래 산업을 위해 쉐보레 볼트 EV의 생산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회사의 수익에 있어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안"이라며 "현실적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수출량 확보가 가능한 SUV와 CUV 제품군을 유치하고, 차후 차세대 자동차의 개발과 생산을 놀리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