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의 임기가 이번 달로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진흥원이 차기 원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왼쪽)와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 조선DB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왼쪽)와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 조선DB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문용식 전 나우콤(현 아프리카TV) 대표와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IT융합비즈니스 전공 교수 등을 차기 원장 후보로 선정했다. 진흥원은 이날 오후부터 두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당초 문용식 전 대표를 포함한 6명을 차기 원장 후보로 정하고, 평판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문용식 전 대표가 유력한 차기 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후 진흥원 측은 원서 마감일을 앞두고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를 새 후보로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를 바라보는 관련업계 시각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일각에서는 현 정부와 관계가 좋은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의 7대 3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반면, 10년 이상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협력해 각종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문형남 교수의 업무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문용식 전 대표는 1959년 광주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나우콤(현 아프리카TV) 전략기획팀 팀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2011년에는 나우콤 대표를 맡았다.

2011년부터는 민주당 인터넷소통위원회 위원장, 김근태 재단 부이사장,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새정치민주연합 디지털소통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 위원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쌓았다.

문용식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몇 안 되는 IT 전문가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문 전 대표를 차기 원장 후보로 강하게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권과 밀접한 연을 둔 것이 오히려 낙하산 인사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낙하산 코드 인사가 반복된 대표적인 정부 산하 기관 중 한 곳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한국정보화진흥원을 포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5개 정보통신기술(ICT) 기관장은 낙하산 인사 의혹 등으로 청문회에 서는 등 기관장을 둘러싼 코드 인사 논란이 매년 단골 이슈가 됐다.

1962년생인 문형남 숙명여대교수는 유명세에서는 한발 밀린다. 그는 애널리스트와 기자를 거쳐 학계에 몸담고 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이며, 카이스트와 북한대학원에서는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4년부터 1987년에는 공군에서 IT교육을 담당했고, 1987년부터는 IT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1992년부터는 매일경제에서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2000년부터 현재까지 숙명여자대학교 IT융합비즈니스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0년에는 웹발전연구소를 설립해 현재까지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다. 문형남 교수는 2003년부터 2007년 사이에 한국정보화진흥원(당시 행안부)이 발주한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 프로젝트를 맡아 국내 300개 공공기관의 홈페이지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문 교수의 컨설팅 결과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전자정부를 구현하는 기반 자료로 활용됐고, 그 결과 16위였던 한국 전자정부 경쟁력을 1위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2006부터 2008년 사이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공동으로 행정기관 웹 접근성 실태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12년 웹개방성 프로젝트를 진행해 전자정부의 호환성을 높이는 작업을 했다. 문 교수는 여러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장관상을 5번 수상했다.

한편, 서병조 현 원장의 임기는 이달 23일 마감될 예정으로, 차기 원장 후보 선정 작업은 3월 중순쯤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