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폭탄’ 여파에 삼성·LG 세탁기도 ‘덜컹’

이광영 기자
입력 2018.03.08 10: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무게를 두면서 이미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피해를 입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추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지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품 및 원자재를 현지 조달해야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조달해야 할 철강 원자재 가격이 올라 원가 상승 부담을 안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 / 조선일보 DB
트럼프 대통령은 1일(이하 현지시각)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한 철강·알루미늄 수입의 안보 영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8일 세부 이행 계획을 담은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식이 있을 예정이다.

세탁기는 미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은 특정 부품의 경우 1년차는 5만개 초과 물량에 대해 50% 관세가 매겨진다. 2년차에는 7만개 초과분에 45%, 3년차에는 9만개 초과분에 40% 관세가 적용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에 들어가는 철강재 역시 미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입장인데 최근 미국 내 철강제품 가격 동향이 심상치 않다.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12개 관할지역 중 4개 지역에서 철강제품 가격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수입산 철강제품과 경쟁 요인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6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관세폭탄은 미국 내 철강 가격을 높이고 동맹국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6일 사임 의사를 밝힌 게리 콘 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는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상승해 미국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철강 가격 상승 변수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 현지에서 생산하는 세탁기의 원가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미 현지 공장의 세탁기 제조 원가를 재검토해야 할 입장에 놓인 것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백색가전은 원자재로 쓰이는 철강 제품이 원가의 1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수입산 철강에 부과되는 관세율 25%만큼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인상될 경우 원가도 2.5%쯤 상승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입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시행 후속 조치로 북미시장에서 가격 인상에 나섰다. 미 현지 유통업체와 조율해 빠르면 3월 중 4~8% 수준의 제품 가격 인상 조정이 단행될 예정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미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철강제품이 세탁기 원자재
로 쓰이는 제품에도 해당하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어느정도 반영해야 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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