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운영 체제 '구글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스마트폰 100대중 85대(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조사 결과)에 탑재될 정도로 널리 쓰입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성능을 개선할 때마다 '알파벳 순서'를 따른 '간식명'으로 이름을 짓습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4.4버전은 '킷캣(Kitkat)', 5.0버전은 '롤리팝(Lolipop)', 6.0버전은 '마시멜로(Marshmallow)'인 식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은 8.0, 이름은 '오레오(Oreo)'입니다.

올해 안에 다음 버전인 'P'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아직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구글 안드로이드 캐릭터 ‘안드로이드’. / 구글 제공
구글 안드로이드 캐릭터 ‘안드로이드’. / 구글 제공
구글 안드로이드 P는 오레오보다 훨씬 더 강력해집니다. 크게 ▲카메라 ▲보안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는데요, 어떤 점이 얼마나 강화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카메라 성능 개선점'부터 살펴볼까요? 구글 안드로이드 P는 여러개, '멀티 카메라'를 지원합니다. 사실 멀티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AP(Application Processor)'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요, 구글 안드로이드 P는 카메라 유닛 하나하나를 따로 제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카메라 유닛을 따로 제어하면 '줌 기능'의 화질이 더 좋아집니다.

'흔들림 보정 기능'도 강화된다네요. 흔들림 보정 기능의 원리는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렌즈를 움직여 상쇄'하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로 흔들린 정도를 더 정확히, 더 신속히 알아내 렌즈에 전달하면 그만큼 효과가 좋아지겠지요?

'HDR(High Dynamic Range) 관련 기능'은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밝고 선명한 사진·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HEIF(High Efficiency Image File Format) 포맷'도 정식 지원됩니다. 이 포맷을 사용하면 사진·영상의 화질은 유지하면서 용량은 줄일 수 있습니다. 사진 100장만 저장할 수 있던 스마트폰이 사진 300장~400장을 저장할 수 있게 됩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P는 '보안 성능'도 크게 강화됩니다. 'TLS(Transport Layer Security)'라는 도청·간섭·위조 방지 프로그램이 기본 적용됩니다. 또한 인터넷 접속 시 암호화되지 않은 HTTP 접속 경로를 무조건 차단합니다.

'랜섬웨어(스마트폰 속 정보를 인질로 삼고 돈을 받아야 풀어주는 악성 프로그램)'나 '트로이목마(스마트폰 속에 프로그램 형태로 숨어있다가 개인 정보를 해커에게 몰래 빼돌리는 프로그램)'를 원천 차단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인터넷이 변경되면(다른 Wi-Fi나 통신망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의 'MAC 주소'를 무작위로 바꾸는 기능'도 추가됩니다. MAC 주소는 스마트폰의 '집 주소'로 이해하면 쉬운데요, 이 주소가 인터넷 접속 시 무작위로 바꾸면 그만큼 해킹 위험이 줄어듭니다. 주소를 찾아오기 힘들어지니까요.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지 않을 때 '스마트폰 마이크와 전면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도 제한됩니다. 노트북 웹 캠을 해커가 탈취해 사생활을 침범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 혹은 마이크도 예외는 아닙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P의 이번 조치는 사생활 침해 피해를 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나아가 백업 시 암호화도 지원할 예정이라네요. 자신의 백업 정보를 다른 사람이 쉽게 볼 수 없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P에 '인공지능' 관련 기술도 적용합니다. 먼저 구글 안드로이드 오레오에서 도입된 '신경망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가 개선되고 새로운 작업 명령 9개가 추가됩니다.

인공지능의 기본은 데이터를 활용해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내고 익히는 '기계학습'입니다. 신경망 API는 기계학습 효율을 높이고, 작업 명령은 스마트폰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어 '고화질 이미지 처리 드라이버'도 구글 안드로이드 P에 추가됩니다. 기계학습이 공부할 데이터를 더 선명하게 그려서, 더 보기 쉽게 정리해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그밖에 재미있는 추가 기능으로는 'RTT(Round-Trip-Time)'를 들 수 있습니다. Wi-Fi 액세스 포인트(신호 발신부)와 스마트폰 사이 거리를 측정해서 실내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건물 안이나 실내에서는 위치정보 측정 기능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잘 잡히지 않는데, RTT를 사용하면 오차 범위 1~2m 이내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애플 아이폰X처럼 스마트폰 모니터 위쪽 가운데는 가려지고 양옆만 보이는, 이른바 'M자 탈모'를 위한 기능도 추가됩니다. '디스플레이 컷아웃'이라는 명칭인데, 모니터 양 옆에 시계나 설정 아이콘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배터리 효율'도 좋아집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스마트폰 필수 기능만 켜고 나머지 기능을 꺼 전원을 절약하는 'Doze(낮잠)'모드가 개선됩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애플리케이션 동작을 제한하는 '백그라운드 제한'도 배터리 효율을 높일 기술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도록 '프로그램 동작 효율'도 좋아집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P는 현재 개발자 버전으로만 공개됐습니다. 구글 표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픽셀·픽셀XL·픽셀2·픽셀2XL)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구글 픽셀 이전 표준 스마트폰인 넥서스 시리즈에는 안드로이드 P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