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대산산업단지'는 총면적 1400만㎡(420만평) 규모로 LG화학 대산공장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굴지의 정유·석유화학 업체의 사업장이 자리하고 있다.

LG화학 대산공장은 이 중 155만㎡(47만평) 규모의 수직계열화된 대규모 석유화학 사업장으로, 여수공장과 함께 LG화학 기초소재 사업본부 대표 사업장 중 하나로 꼽힌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 LG화학 제공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 LG화학 제공
◆ LG화학, 2005년 대산공장 인수 후 생산능력·매출 3배 성장

LG화학 대산공장은 원유를 분별 증류해 나온 납사(Naphtha)를 들여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납사 분해 센터(NCC)를 포함해 총 21개 단위공장을 가동하며, 30여종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대표 생산제품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초 소재인 에틸렌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폴리에틸렌(PP),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등 폴리올레핀 ▲부타디엔 고무(BR),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R), 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등 합성고무 ▲폴리 비닐 클로이드(PVC) 등 합성수지다.

LG화학 대산공장은 1991년 당시 현대석유화학 1단지 완공 후 2단지 준공 중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며 경기 침체 등으로 매각 절차를 밟게 되면서 새 역사를 맞았다. 한동안 매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에 난항을 겪었으나, 2003년 6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 인수 절차에 나서면서 대산공장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후 2004년 7월 LG화학이 1단지, 롯데케미칼이 2단지를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2005년 1월 3일부터 LG대산유화가 공식 출범했다. LG대산유화는 2006년 LG화학으로 흡수합병됐다.

LG화학은 대산공장 인수 후 대대적인 설비 리모델링과 시설투자에 나섰다. 인수 당시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2조4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65%에 해당하는 1조 5700억원이 신규 확장에 투입됐다.

이를 통해 2005년 인수 당시 218만t(톤)이었던 연간 제품 생산능력은 570만t으로 늘었고, 매출은 1조8100억원에서 5조2918억원으로 각각 3배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 임직원 수도 2005년 700명에서 2018년 초 기준 1091명으로 50% 이상 늘었다.

◆ 엘라스토머 등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불확실성 대응

최근 석유화학 업계는 북미 셰일가스 기반 에탄 분해 설비(ECC) 가동,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세계 경제상황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LG화학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을 육성해 석유화학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사업은 원가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LG화학 대산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 현장 전경. / LG화학 제공
LG화학 대산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 현장 전경. / LG화학 제공
LG화학은 대산공장에 4000억원을 투자해 총 20만t 규모의 엘라스토머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대산공장 남쪽, 축구장 8배 크기인 1만8000평 규모 부지에 한창 증설이 진행 중인 이곳은 엘라스토머 전용 생산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 케이블 등에 사용된다.

올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 9만t에서 29만t으로 3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이는 생산량 기준으로 다우케미칼, 엑슨모빌에 이은 세계 톱 3 수준이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고부가 제품 확대에 필요한 기초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대산공장에 총 2870억원을 투자해 NCC 23만t 증설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기존 104만t에서 127만t으로 확대돼 NCC 단일공장 중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증설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4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NCC 증설은 기존보다 설비 효율이 높은 공정을 도입하는 등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해 신규 NCC 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비교해 투자비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LG화학 대산공장 콘트롤룸에서 설비에 부착된 센서가 보내오는 정보로 가동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 LG화학 제공
LG화학 대산공장 콘트롤룸에서 설비에 부착된 센서가 보내오는 정보로 가동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 LG화학 제공
김동온 대산공장 주재임원 상무는 "LG화학 대산공장은 2005년 인수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꿋꿋이 이겨내고 지속해서 성장시켜 온 저력있는 공장이다"라며 "공격적인 선제 투자를 지속해 고부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전사고 체험에서 가상현실(VR)까지…'안전 최우선' 강조

LG화학은 지난해 대산공장에 10억원을 투자해 안전체험 교육 공간을 마련했다. 평소 박진수 부회장이 안전 환경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대산공장 안전체험센터는 안전체험관(90평), 영상체험관(20평) 규모로 건설안전, 전기안전 등 총 5개 분야 24종의 체험 설비를 갖추고 보호구 충격 체험, 과전류 체험, 떨어짐 체험 등을 임직원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안전 중요성을 일깨운다.

특히 이 센터는 석유화학 맞춤형 센터로 건립돼 실제 석유화학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사고를 직접 체험하고, 상황별 대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영상체험관에서 가상현실(VR) 기반 안전체험을 하는 모습. / LG화학 제공
영상체험관에서 가상현실(VR) 기반 안전체험을 하는 모습. / LG화학 제공
영상체험관에선 가상현실(VR)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대처를 체험할 수 있다. VR 전용 고글을 착용하면 실제 석유화학 생산 현장과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화면에 나오는 작업 지시에 따라 단계별 대응법을 숙지한다. 설비에서 가스가 새어 나오다가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가상 환경이 펼쳐지자 보호구 착용과 불을 끄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나오고, 이를 차례로 수행하자 무사히 불을 끌 수 있었다.

박상춘 대산공장 안전환경담당은 "화학 공장에서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 작업을 현장과 동일한 설비 및 작업 상황으로 재현해 학습시킴으로써,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