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여파로 의류 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최근 건조기 몸집을 14㎏급으로 키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LG전자도 이에 질세라 비슷한 체급의 대용량 건조기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건조기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는 대용량 시장을 선점해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전자는 70%에 달하는 기존 점유율 수성에 전력을 쏟는다.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왼쪽)·LG전자 트롬 건조기. / 각사 제공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왼쪽)·LG전자 트롬 건조기. / 각사 제공
건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10만대였지만 2017년 60만대로 1년새 6배 증가했다.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만대쯤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월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14㎏ 용량의 건조기 신제품 '그랑데'를 출시했다. 세탁기보다 건조기 용량이 적어 규모가 큰 세탁물을 한 번에 건조하기 어렵다는 소비자 불편 사항을 반영했고, 기존 9㎏ 모델의 115ℓ 건조통 대비 2배쯤 커진 207ℓ 건조통을 적용했다.

이 제품에는 기존 인버터 저온 제습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됐다. 하이브리드 히트펌프는 초반에 히터로 최적 온도에 빠르게 도달시킨 뒤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LG전자도 22일부터 14㎏ 대용량 건조기 'LG 트롬 건조기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9㎏ 모델과 마찬가지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했고,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 2개를 장착해 에너지 효율과 건조 성능을 높였다.

LG전자는 건조기 예약자에게 홈 뷰티기기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대용량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압도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이례적 프로모션으로 풀이된다.

두꺼운 이불 등 많은 양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14㎏급 수요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양사는 14㎏ 건조기 판매가 늘어날 수록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9㎏·14㎏ 건조기의 가격 차는 50만~60만원쯤이다. 비슷한 시기 대용량 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4㎏급 대용량 건조기를 먼저 출시하면서 LG전자의 독보적인 건조기 점유율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