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기업인 네이버에 설립 이래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는 2일, 설립 선언문을 내고 네이버와 계열사 직원을 상대로 노조 가입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노조가 생긴 것은 1999년 창사 후 19년 만이다. 첫 노조 위원장은 스포츠·게임플랫폼 소속 개발자 오세윤씨가 맡았다.

네이버 노조는 창립 선언문에서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의 수평적 조직 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고, IT 산업의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복지는 뒷걸음질 치며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정당한 노동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투명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네이버는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우리의 자부심은 실망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노조는 설립과 동시에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투명한 의사 결정과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네이버 노조는 민노총 화섬식품 노조 소속으로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네이버랩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스노우, 네이버웹툰 등이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뉴스편집 공정성과 뉴스 댓글 등 다양한 분야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고, 네이버의 뉴스 편집권은 사회적 논란으로 부각돼 비판받았다. 내부적으로는 성과급 지급 지연 문제가 겹치면서 노조 설립 필요성이 대두됐었다.

네이버 노조는 "출범을 앞두고 직원들이 참여하는 익명 게시판에 설문 조사를 띄웠더니 총 729명 중 94.9%가 노조에 가입하겠다고 응답했다"며 "설립 신청 두 시간 만에 300여명이 가입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 노조 측은 빠른 시일 안에 근로조건과 노조 전임자 문제 등을 놓고 사측과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