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2016년 대선 당시 8700만명의 사용자 정보가 유용됐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초 알려져 있던 5000만명을 웃돌며, 미국 유권자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유출된 개인정보 상당수는 미국 가입자의 것으로, 이 중 100만명 이상이 영국 가입자의 개인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전 세계 언론을 대상을 한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8700만명의 이용자 정보가 유용됐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도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넘긴 알렉산드르 코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얼마나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가졌는지, CA에 판매한 데이터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5000만명이라는 수치는 제3자로부터 나온 것이고, 가능한 넓은 범위에서 조사한 결과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유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개인정보 유용 사건 개념도. / 조선DB
페이스북 사용자 개인정보 유용 사건 개념도. / 조선DB
페이스북은 "코건 교수가 만든 성격 퀴즈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 27만명의 친구의 친구를 모두 합산한 수치"라며 "9일부터 뉴스피드를 통해 CA에 개인정보가 넘어갔는지 여부를 알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CA가 얼마나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CA는 이날 페이스북 사용자 3000만명의 정보에 접근했다고 밝힌 상태라, 개인 정보 유출 범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는 이날 페이스북 경영자 자리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인생이란 실수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음, 내가 아는 바는 없다(Uh, Not that I'm aware of)"라고 말하며 직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저커버그는 11일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또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TV 방송과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치가 많이 늘어남에 따라 다음 주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의 의회 청문회 증언은 더욱 힘겨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최근 앱을 이용한 이용자 정보 접근을 제한했다. 또한,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통해 이용자를 검색하는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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