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18년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다만 MC사업본부는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MC사업본부가 스마트폰 마케팅비를 크게 절감한 영향이다. 또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LG전자 부스의 모습. / 조선일보DB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LG전자 부스의 모습. / 조선일보DB
6일 LG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 자료를 보면, 영업이익 분기 1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조1078억원, 매출은 15조12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2%, 3.2%씩 증가한 규모며,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TV와 가전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HE사업본부가 4800억원대, H&A사업본부는 5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MC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업계는 MC사업본부 영업손실이 1400억~15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전분기인 2017년 4분기 영업손실이 213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00억원쯤 줄일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는 이로써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 2022억원, 2분기 1535억원, 3분기 4364억원, 4분기 4670억원 등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영업손실이 2억원에 그치며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2분기 132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고꾸라졌다. 이후 3분기 3753억원 적자 등 12분기 누적 적자액은 2조원을 넘어선다.

그나마 2018년 1분기에는 적자가 줄었다. 이는 3년간 손실을 기록했던 LG전자 MC사업본부가 적자 개선을 위해 부던한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우선 LG전자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였다. LG전자는 1분기 V30S 씽큐를 새롭게 선보였다. 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체험단을 최소화하고 일반 소비자가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존도 크게 줄였다.

MC사업본부 인원도 크게 줄었다. 인력을 줄여 고정비를 아낀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MC사업본부의 직원은 6463명이었다. 하지만 2018년 4월 2일 등록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C사업본부 직원은 5007명에 불과하다. 1분기 사이 1400명이 넘는 인원이 줄었다.

당초 예정됐던 LG G7 씽큐(가칭) 등 눈에 띄는 신제품 출시가 없었던 점도 이유로 분석된다. LG전자는 G7 씽큐를 5월쯤 출시할 에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부재로 비용 부담이 경감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2분기에도 흑자로 턴어라운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5월 초 공개될 G7 씽큐(가칭) 성과에 따라 2017년 1분기처럼 적자폭을 크게 줄이거나 흑자로 돌아서는 등 상황이 바뀔 여지는 남겨놨다.

한편 LG G7 씽큐는 노치 디자인에 비교적 값이 비싼 OLED 대신 LCD 화면을 채택해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