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필수설비 대가 산정은 뒷전…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빨간불'

이광영 기자
입력 2018.04.12 11:26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이통사 간 필수설비 공동구축을 활성화하는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통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이통사 간 설비 공유에 대한 원론적 합의에만 신경쓴 나머지 이용대가 산정 논의는 늦춰진 것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대가 산정 과정에서 일부 이통사의 반발이 생길 경우 2019년 3월 예정된 5G 상용화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10일 국내 이통사가 '신규 설비의 공동구축 및 기존 설비의 공동 활용 제도 개선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 간 통신망 공동 구축 협력을 활성화해 중복투자를 방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신설비 공동구축 의무 참여 사업자 대상을 재 유선통신사(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서 향후 이동통신사(SK텔레콤)로 확대한다. 필수설비 이용대가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왼쪽부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모습. 이들은 1월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회의를 가졌다. / IT조선 DB
핵심인 필수설비 이용대가는 연말쯤 결정된다. KISDI가 지역별 구축비용 등 자료조사, 대가산정 모형 개발, 현장실사 등을 거친 후 이뤄진다.

하지만 이통사의 2019년 3월 내 5G 상용화는 하반기 중 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KISDI의 산정 과정에서 이통사 간 다툼의 여지가 발생해 대가 산정 작업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 예로 세월호 사고 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PS-LTE 기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의 경우 애초 2017년 전국망으로 구축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답보 상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비용 산정과 관련된 이슈가 정리되지 못한 영향이 크다.

KT 한 관계자는 "KISDI 산정 방식에 따라 그에 맞는 대응에 나서겠지만 대가가 어떤 과정으로 산정될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최대한 협조하되,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향후 대가 산정 및 최소임차거리 조건 등을 지속 논의하면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통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도적 틀을 잡기는 했지만, 정작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는 뒤로 미룬 것이라고 평가한다. 업체 간 망 임대에 따른 대가산정 관련 협의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통3사와 과기정통부는 2017년 말부터 이용대가를 산정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지속하고, 1월 5일 유영민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가 필수설비 공유와 관련 원론적 합의를 한 뒤에도 구체화된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결국 3개월이 지난 4월 10일에서야 KISDI를 앞세운 대가 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정렬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이용대가는 고시 개정안에 대가 산정방식을 개정하는 사항이 있어, 고시 개정이 완료돼야 산정을 시작할 수 있다"며 "5G 투자가 시작되기 전에 이용대가를 산정 및 통보해 이통사의 5G망 구축에 지장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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