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생산 지연의 원인이 과도한 공장 자동화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모델3 배터리가 지연의 핵심 이유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이어진다.

머스크는 13일(이하 현지시각) 방송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나친 공장 자동화가 모델3의 생산 지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때때로 생산 속도를 둔화시키냐'는 질문에 "그렇다. 미치도록 복잡한 네트워크를 컨베이어벨트에 설치했지만, 작동하지 않았고 우리는 모든 것을 제거했다"고 답했다.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컨설팅 업체 번스타인은 3월 말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머스크가 완전 자동화와 잘못된 사랑에 빠져있다"며 "로봇이 테슬라를 망치고 있다"고 밝혔는데, 머스크가 이를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오펜하이머의 콜린 러시(Colin Rusch) 애널리스트는 18일 배터리가 모델3 생산 지연의 진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에 출연해 "모델3 양산의 가장 큰 장애물은 모델3 조립 과정 때문이 아니라 배터리 때문이다"라며 "2170 배터리 셀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170 배터리 셀은 모델3에만 탑재되는 배터리다.

러시 애널리스트는 "2170 배터리 셀을 채택하면서 화학 변화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가 모델3 병목 현상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2017년 하반기 모델3를 출시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모델3 출하량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22대, 1500대에 불과했다. 2018년 1분기에도 고작 7000대만 생산했다. 40만명 이상이 모델3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현금 유동성 위기에 처했고, 곧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테슬라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3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했다. 테슬라가 모델3 생산라인을 멈춘 것은 올해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테슬라 대변인은 "자동화를 개선하고 병목현상을 해결해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테슬라는 모델3 대량 생산 목표를 주당 5000대에서 6000대로 높였다. 16일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5월까지는 주당 3000~4000대의 모델3을 생산하고, 6월에는 한 주에 모델3 6000대를 생산할 것이다"고 말했다.

애초 테슬라는 2017년 말까지 주당 5000대를 출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생산 목표 달성 시점을 3월로 한차례 연기했고 또다시 6월로 늦췄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3~5일간 프레몬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부터 하루 24시간 프레몬트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400명을 추가로 고용한다.

머스크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올해 3・4분기에는 수익을 낼 것이며 현금 흐름도 긍정적이라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테크크런치는 "두 달 만에 생산량을 3배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