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 2위 이통사 버라이즌과 AT&T가 가입자의 통신 업체 변경을 막기 위해 담합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 법무부는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통신사 선택권 침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2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AT&T와 버라이즌이 '임베디드심(eSIM)' 기술을 막기 위해 공모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5개월 전부터 조사 중이다.

임베디드심(eSIM·오른쪽) 이미지. / 아수스 홈페이지 갈무리
임베디드심(eSIM·오른쪽) 이미지. / 아수스 홈페이지 갈무리
2016년에 나온 임베디드심은 유심(USIM)을 대체하는 기술로 심카드 칩을 스마트폰 안에 내장하는 기술이다. 임베디드심을 설치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통사에 연락하지 않고 휴대폰과 태블릿PC 메뉴를 수정해 원격으로 가입한 이통사를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임베디드심 기술을 지원한다. 애플워치3, 구글 픽셀2, MS 서피스에는 내장심이 탑재돼 있다. 애플은 프로세서와 배터리 등 여타 부품을 탑재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임베디드심을 선호한다.

하지만 버라이즌과 AT&T는 임베디드심이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더라도 통신사 변경 기능을 막을 수 있는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이동통신협회(GSMA)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애플과 적어도 한 곳의 무선 통신 사업자가 법무부에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한 뒤, 법무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모바일 기술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정부는 버라이즌과 AT&T가 시장 경쟁과 소비자 이익에 반하는 담합을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버라이즌 대변인은 "통신 장비 제조업체와 의견 차이가 있어 임베이드심 표준 개발과 관련해 통신사가 법무부와 수개월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AT&T 대변인은 "정부와 협조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