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소액주주들이 나서서 기업가치를 훼손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퇴진 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 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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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한항공 직원이 총수 일가의 각종 불법·비리 행위를 제보하기 위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불법·비리 행위로 인해 대한항공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소액주주를 모아 총수 퇴진 운동을 벌이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제이앤파트너스(J&Partners)라는 법률사무소가 작성한 것으로, 이 로펌은 '대한항공 주주들에게'라는 글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는 대한항공에 대한 어마어마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정작 회장 일가의 지분은 시가총액 11%에 불과하다"며 "그야말로 쥐꼬리 지분으로 기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실패에 대해 경영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함이 권력의 법칙"이라며 "주주와 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영진이 책임있게 회사를 운영해야 함이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제이앤파트너스는 2018년 4월 한국코퍼레이션의 경영진 교체 사례를 들어 "우리 법률사무소는 한국코퍼레이션의 소액주주를 규합, 부실화 경영을 펼친 기존의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 이사진을 선출하는 등 국내 M&A(인수합병)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을 해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주주에게 위임을 받아 주주 스스로 주주와 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을 직접 선출, 총수일가를 대한한공의 경영에서 법률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전했다.

소액주주 경영진 교체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나, 이같은 움직임이 있다는 것만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입지는 더 좁아질 여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경영진 교체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회장 일가의 비위가 대한항공의 경영실패로 이어지기가 어려워서다. 결국 이런 움직임은 대한항공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경고'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는 게 법조계 조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소액주주의 경영진 교체 운동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움직임 자체가 회장 일가에게는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