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낸드플래시 기술, 5세대 96단으로 경쟁 중심축 이동

노동균 기자
입력 2018.04.27 20:21 수정 2018.04.30 06:00
2018년 주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3차원(3D) 제품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현재 주력인 4세대(64~72단)를 넘어 5세대(96단)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 및 양산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중으로 5세대 96단 V낸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V낸드는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64단 V낸드 양산과 함께 96단 V낸드 개발에도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생산량 중 3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5세대 96단 3D 낸드플래시 개발과 함께 6세대 128단 적층 기술에도 조기 투자하면서 단숨에 3D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설비투자액도 작년보다 30%쯤 많은 14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72단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올해 초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연내 72단 3D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차세대 제품 양산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지워지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데이터센터 등 각종 IT 인프라에 요구되는 고속·고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늘면서 낸드플래시는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는 중이다.

기존 낸드플래시는 평면(2D) 구조에서 미세공정을 발전시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도록 발전했다. 하지만 반도체 미세공정이 10나노미터(㎚, 10억분의 1m)대에 접어들면서 좁은 면적에서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 3D 낸드플래시는 평면 구조의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을 따른다. 회로를 쌓아 올리는 단 수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한다.

2D 낸드플래시가 1층 주택이라면, 3D 낸드플래시는 아파트인 셈이다. 층수가 높을수록 같은 공간 대비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고, 성능과 전력 효율도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서 낸드플래시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3D 낸드플래시가 고부가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1세대 24단 3D 낸드플래시를 선보인 데 이어 2세대 32단, 3세대 48단, 4세대 64단으로 발전시켰다. SK하이닉스는 1세대 24단을 시작으로 2세대 36단, 3세대 48단, 4세대 72단으로 층수를 늘렸다. 양사 제품이 세대별로 단 수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이유는 스태킹(적층) 공정의 차이일 뿐 같은 세대로 본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6월 96단 3D 낸드플래시 기술인 'BiCS4'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당시 도시바는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2017년 하반기 OEM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하고, 2018년 중 시험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도시바의 애초 계획과는 달리 96단 3D 낸드플래시 샘플 공급이 늦어지면서 빨라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는 돼야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2D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한 도시바가 3D에서는 다소 뒤쳐지며 차세대 제품 양산에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지만, 64단 제품 수율도 60~70% 수준에 머물러 있어 96단 제품을 양산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발주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2%에 달했다. 이 시장 순위는 1위 삼성전자(40.4%), 2위 도시바(16.2%), 3위 웨스턴디지털(14.8%), 4위 SK하이닉스(11.6%), 5위 마이크론(9.9%) 순으로,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40%를 넘긴 것은 2008년 이후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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