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갈린지 70년이 된 해입니다. 그리고 오늘 4월 27일, 역사적인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남쪽땅을 밟는 최초의 날을 맞습니다. 당연히 최근 남북관계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핑크빛입니다.
분단 70년간 남과 북이 가장 차이를 보인 분야는 바로 경제입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남과 북 정전협상을 맺은 1953년 이후에도 좀처럼 복구가 되지 않았는데요. 1953년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 68달러(7만3000원), 북한은 53달러(5만7000원으로)로, 4인가족의 하루 외식비용보다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세계 최빈국에 속했을 정도입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북한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만2000대에서 2015년 27만8400대로, 불과 1만6400대가 증가했습니다. 70년대 말 28만대의 규모가 '1'도 안늘어난 셈입니다. 북한 주민이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자가용을 보유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자동차 대부분은 관용차입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 1844만대의 자동차가 등록됐습니다. 2015년에는 이 숫자가 2099만대로 크게 늘어납니다.
지금 북한에서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차는 평화자동차라는 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이 회사는 북한의 다섯개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큽니다. 전세계에서도 자동차 회사를 보유한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니, 북한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고 봐야겠습니다. 평화자동차의 상징은 비둘기입니다. 역시 평화를 상징하는 동물이지요.
평화자동차의 대표 차종은 콤팩트 세단 휘파람, SUV 뻐꾸기 등이 있습니다. 미니버스 삼천리와 고급세단 준마도 생산합니다. 이들은 모두 피아트, 진베이(중국), 쌍용차 등의 자동차 회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북한은 라이센스를 얻어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인 개발 능력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가격은 뻐꾸기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북한돈 340만원쯤이었습니다. 짚과 비슷한 형태의 차는 1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1달러에 100원인 북한의 환율로 계산하면 뻐꾸기는 3만달러 정도, 짚차는 1만달러 정도입니다. 고급세단 준마는 4만달러 수준입니다. 북한 주민에 따르면 이들은 비슷한 차급의 한국차에 비해 30% 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싼 가격에 부품을 들여와 낮은 인건비로 차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생산은 막혔으나, 판매는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재고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도 원하면 자가용으로 인정받고, 혜택도 부여하지만 소득 수준을 따져보면 구입 여력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소득이 높은 당 간부 등도 북한차 보다는 수입차를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려서부터 자동차를 좋아했고, 특히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했던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의전차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풀만 가드입니다. 풀만은 벤츠의 프리미엄 버전인 마이바흐 브랜드에서도 초고급 버전이고, 가드는 방탄 경호차를 의미합니다.
무게는 5.1톤입니다. 경차 다섯대와 맞먹는 무게입니다. 그래서 문에는 전기모터가 달려있어 문을 열고 닫는 걸 돕습니다. 유리창은 유압으로 천천히 열립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진한 틴팅도 특징입니다.
이 차는 6.0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고, 두 개의 터보차저를 붙였습니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84.7㎏·m을 냅니다. 여기에 7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립니다. 최고시속은 160㎞를 냅니다. 타이어가 펑크나도 속도를 줄일 필요 없이 100㎞를 더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