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카메라는 광학 업계의 블루 오션 제품 중 하나다. 대규모 시설이나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집단 거주 구역,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카메라의 활용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무선·고화질 네트워크 카메라는 기존 유선·저화질 폐쇄회로TV(CCTV)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피사체 인식 오류, 해킹 등 네트워크 카메라 피해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제품 이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 광학 기기 제조사 네트워크 카메라 부문 육성…이미징 기술과의 융합도

네트워크 카메라는 광학 기기다. 이미지 센서와 렌즈, 이미지 처리 엔진 등 광학 기기 관련 기술은 네트워크 카메라에서도 쓸 수 있다. 광학 기기 제조사는 네트워크 카메라 부문 육성과 함께 이미징 기술을 융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소니는 이미지 센서 및 영상 처리 엔진 기술력을 활용해 0.004㏓(1㏓는 1m 거리에서의 촛불 한 개 밝기) 수준의 최소 조도에서 4K 30p 영상을 담는 네트워크 카메라를 선보였다. 대규모 주차장, 철도 터널, 공장 생산 라인 등 4K 네트워크 카메라 활용 사례도 발표했다.

캐논은 2014년 영상감시 소프트웨어 제조사 마일스톤 시스템을, 2016년 네트워크 카메라 제조사 액시스를 연이어 인수했다. 캐논의 액시스 인수 금액은 28억달러(3조142억원)에 달한다. 캐논 역시 네트워크 카메라에 자사의 강점인 고감도 및 대형 이미지 센서를 활용해 촬영 범위를 넓혔다.

네트워크 카메라 영상을 분석, 사용자 동선과 연령대 등을 파악하는 모습. / 액시스커뮤니케이션 제공
네트워크 카메라 영상을 분석, 사용자 동선과 연령대 등을 파악하는 모습. / 액시스커뮤니케이션 제공
네트워크 카메라에 얼굴인식을 비롯한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능이 더해지면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캐논은 이미지 분석을 활용한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네트워크 카메라로 특정 지역을 촬영, 유동 인구의 얼굴을 분석해 연령대·성별·동선·시간대별 방문자수 데이터를 추출한다. 이 데이터로 대규모 쇼핑몰의 동선과 매장 배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파나소닉이 두각을 나타내는 곳도 이 분야다. 파나소닉은 7월경 딥러닝 기술을 응용한 얼굴 인식 서버 소프트웨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네트워크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실시간 분석, 최대 3만개까지의 사람 얼굴을 파악하고 분류할 수 있게 된다.

◇ 떨어지는 피사체 인식 정확도, 해킹 피해 등 부작용 우려도

고화질 네트워크 카메라와 이미지 분석 기능은 다양한 시너지를 낳는다. 경기장이나 공연장에 네트워크 카메라 및 얼굴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면 표를 낼 필요 없이 얼굴만 비추는 것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자연스레 암표도 사라진다. 영국과 중국은 네트워크 카메라 및 얼굴 인식 기능을 범죄자 추적·색출에 응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 경우 얼굴 인식 기능의 정확성이 보장돼야 한다. 이 기능이 조금이라도 오동작하면 무고한 이가 범죄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영국 BBC방송은 7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이 범죄자 추적을 위해 개발한 얼굴 인식 기능의 정확도가 불과 8% 수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얼굴 인식 기능 정확도 관련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의 해명 자료. /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 홈페이지 갈무리
얼굴 인식 기능 정확도 관련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의 해명 자료. /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사우스웨일즈 경찰측은 얼굴 인식에 활용할 데이터베이스의 화질이 떨어졌고 기술 도입 초기라 정확도가 낮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기술을 9개월간 테스트하며 450명의 범죄자를 검거했으며 무고한 피해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얼굴 인식 기능 개선 후에도 30%를 밑도는 정확도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해킹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하다. 네트워크 카메라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온라인 해킹에 취약하다. 2016년 미국 동부에서 일어난 대규모 디도스 공격 사건 '미라이 봇넷(Mirai botnet)'의 범인은 네트워크 카메라를 비롯한 사물인터넷 기기를 해킹, 공격 도구로 악용했다.

국내에서도 2017년 가정용 네트워크 카메라를 해킹, 사용자 사생활을 엿본 30명이 불구속 입건된 사례가 있었다. 네트워크 카메라가 개인정보나 사생활 유출은 물론, 성범죄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어 7일 일본 교도통신은 히로시마 수산물 시장, 고베 장애인 복지 시설 등에 설치된 캐논 네트워크 카메라 수십대가 해킹됐다고 보도했다. 피해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네트워크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오동작, 해킹 등 네트워크 카메라의 단점은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우리나라 정부 및 업계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 반드시 보안 검증된 네트워크 카메라만 사용하고, 비밀번호와 IP를 정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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